기나긴 학문의 틀에서 자유롭게 막 벗어나 초롱초롱 연애의 눈을 뜨게 될 시기인
대학교 1학년 시절.
여자와 눈빛만 스쳐도 대동맥을 흐르는 피들이 빨갛게 붉어져서 파도타기를 일삼고
심장 사이사이가 촉촉해지는 불타는 청춘의 나이 20살 때.
사귄다고 하기엔 왠지 분단된 조국처럼 거리감이 있어 보이고
그냥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낸다고 하기엔 나의 감정이 용납하지 않는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당시 나이는 낭랑18세보다 한 살 많고 나보다 한 살 어린..
한 떨기 싱그러운 꽃 같은 나이의 19세.
꽃밭에서 숨바꼭질을 하면 밤을 지새워도 찾을 수 없을 듯한 소녀이자..
눈 속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그런 소녀였다.
그런 그녀와 만난 지 어언~ 1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우리의 사이는 그동안 손톱에 낀 때만큼의 진전도 없었다.
손을 잡아보지도 못했고..
어깨에 팔을 걸쳐보지도 못했고..
남들처럼 그 흔한 팔장도 못 껴봤고..
좋아한다고 고백을 해보지도 못했고..
사귀자고 용감하게 대쉬 해보지도 못했다.
그러던 내가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어느 정도 이성에 눈을 뜨게 되었고
뭔가 용감하게 대쉬를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게 되었다.
로맨틱한 방법으로 그녀와 끈적끈적 달콤삽사름한 첫 키스를 나누고서
내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었다.
서로의 아밀라아제를 교환하면 어떤 기분일까.
온몸에 뼈 마디마디를 찌릿하게 만드는 전율이라도 느끼는 것일까.
아직까지 키스란 걸 경험해보지 못한 나였기에 꼭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그러나..
이성에게 한 걸음 접근하는 것이 사자 우리 속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더 가슴 콩딱거리고 긴장되는 나였기에 그녀에게 이러한 스킨쉽을
시도한다는 것은 짜장면 먹을 때, 단무지 없이 먹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_-
여자 옆자리에 앉는데 일주일, 여자랑 손잡는데 한 달,
여자 어깨에 팔 올리는데 최소 두 달이나 걸리는
작업에 느려터진 나로서는 그녀와의 키스 씬은
절대로 꿈에서도 용납이 안 되는 일이었다.
양보다 순하고 곰보다 미련한 남자였기에... -_-
그래서 가끔은..
은은하게 비취는 가로등 불빛아래나 어두컴컴한 놀이터 벽에서
뜨거운 키스씬을 연출하고 있는 자랑스런 커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에 그들에게 다가가서 묻고싶기도 했다.
"저.. 방금 어떤 합의를 보고서 키스를 하게 된 거죠? -.,-a"
이런 식으로 말이다.
지금의 내 친구들이 이 글을 보면 내 안티카페를 만들어
내 인생을 조져놓을 수도 있겠지만..
암튼 그 땐 여자에 관해서는 정말 순진한 남자였다. 믿어 줘.. -_-;
흠.. 안 믿는 눈치인데.. -_-++
내가 여자 어깨에 처음으로 팔을 무임승차 시켰던 일이 고 1때였는데..
그 때 어떤 식으로 올렸는지 말해주지. 좀 쪽팔린 일이지만.. -_-;;
그러니까.. 같이 길을 걷다가 괜히 자빠지는 척 연기를 한 다음
팔을 삔 것처럼 연기를 했었지.
여자가 놀라서 괜찮냐고 묻더군.
그래서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연기를 했지.
이대리: 아!! 아!! 팔이 굽혀지지가 않아. 죽을 것 같아. ≥ω≤
그제서야 여자가 많이 놀래더군.
여자: 어머나.. 왜 그래? 팔 부러진 거야??
난, 이 때 연예계로 진출해야겠다고 맘먹었었지.
이대리: 으아악! 팔을 밑으로 내리면 너무 아파.
미안하지만 너 어깨에 잠깐만 걸쳐두고 있을게. ≥ω≤
여자: 으.. 응.. 그래. 빨리 걸쳐.
참 순진한 여자였지. 흐흐.. --++
안 믿을지도 모르겠지만...
나 이런 식으로 여자 어깨에 첨으로 팔 걸쳐봤다. -_-
나중에 한 번 더 써먹으려다가 뽀록나서 개쪽 당하긴 했지만. -_-;
이제 나란 인간이 얼마나 순수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갈까??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겠지?
좋았어~ 사건 속으로 들어가보자구~ -0-/
같은 과에 연애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한 친구가 있었다.
여자문제로 고민하는 동기들이 그 친구에게 술 한잔
대접하고 나면..
모두들 연애기상도가 흐림에서 아주 맑음으로 180도 바뀔 정도로
연애문제에 있어선 매우 일가견이 있는 신통한 녀석이었다.
나도 그 친구에게 도움을 얻고싶은 마음에..
점심시간에 그 친구와 밥을 먹으러 가서 나의 솔직한 속마음과
그녀와의 연애상황을 이불에 먼지 털어내듯 자세하게 털어놨다.
친구: 음.. 그러니까 그 애한테 로맨틱하게 키스를 하고서
사랑을 고백하고 싶다고?
이대리: 응. 그 애랑 첫 키스를 하고 싶거든. -_-;
그리고 영화처럼 멋지게 고백도 하고 싶고.
근데 그 애만 보면 심장이 벌렁벌렁 나불거려서
어떤 식으로 시도해야 할 지 모르겠어. -_-;
친구: 정말 첫 키스야? -_-++
이대리: 아마도.. -_-;;
친구: 흠. 첫키스라면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이니까
정말 아름답게 할 필요가 있겠군.
근데 말야.. 대학생이 고등학생을 넘봐?
이거 칼만 안 들었지 완전 도둑놈이네..
이대리: 나 고3 때 그 애는 고 2였어.
시간이 우릴 잠시 갈라둔 것 뿐이야. -_-
친구: 하긴, 맞는 말이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말야.
좋았어. 그럼 내가 너에게 특별히 멋지게 키스하는 법을 전수해주지.
아~ 배고파라~
이대리: 아줌마! 여기 김밥 한 줄이요! -0-/
친구: 근데 이상하게 기억이 잘 안 나려고...
이대리: 추가로 돈까스 스폐셜 하나요!! -0-/
친구: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구. -_-
이대리: 그래. -_-;
친구: 일단 1단계부터 가르쳐 줄게.
성공률 70%야.
이대리: 꿀꺽~ -_-
친구: 어두컴컴하고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으로 같이 들어가.
그리고는 테이블 위에 있는 메뉴판을 집어들고 이렇게 말해.
"오빠가 관상 좀 봐줄게."
그러면 대부분 허락 할 거야.
이대리: 응. 그래서. -_-
친구: 여기서 중요해.
그 메뉴판으로 먼저 그 애의 코와 입을 가리고 우수에 찬 눈동자로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하는 거야.
"눈이 초롱초롱 빛나는 걸 보니 참 세상을 맑게 살아가겠네?"
이런 식으로말야.
그럼 여기서 웬만한 여자들 흐뭇해할 거야.
자. 그에 만족하지 말고 메뉴판을 이렇게 한 칸 내려서 입만 가리고
눈과 코를 개방시켜.
그리고는 코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적당히 한마디 해주는 거야.
"코가 오똑하고 빤듯한 걸 보니 정직하게 살아가겠네?"
그럼 또 흐뭇해하겠지?
이대리: 그리고는?
친구: 이제 때가 온 거야.
이번엔 메뉴판을 위로 번쩍 들어 눈과 코를 가려.
그러면 입만 개방이 되어있는 상태겠지?
이대리: 응. 그 다음엔?
친구: 흐흐흐.... 하고 싶은 거 하면 돼.
이대리: 아하~! 바로 그거였구나. ^0^
근데, 그 방법이 과연 로맨틱한 방법인가? -_-a
친구: 짜샤. 나 그 방법만 벌써 세 번 써먹었는데..
여자들이 나보고 너무 센스 있다며 아직까지 쫓아다니고 있어.
이대리: 하하. 그래? ^0^;
친구: 꼭 성공해서 돌아오길 바란다.
이대리: 성공하면 내가 한달 간 비서노릇 해줄게.
고마워 친구~ ^0^
그 날 친구에게 훌륭한 방법을 전수 받고서
그녀를 만나 바로 실전으로 들어갔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이대리: 지혜야. 오빠가 관상 봐줄까? ^0^
지혜: 관상?? 오빠가 그런 것도 볼 줄 알아?
이대리: 응. 예전에 돗자리 피려고 했었거든. (*-⌒*)ⓥ
잠깐만..
다행히도 테이블 위에 메뉴판이 올려져 있어
그 메뉴판을 집으려고 하는데..
된장! 테이블 유리 밑에 껴있다. -_-
유리를 번쩍 들고서 안에 있는 메뉴판을 어거지로 꺼내 들었다.
이거 시작부터가 좀.. -_-;;
지혜: 오빠. 그걸로 뭐 하려고 그래?
이대리: 자.. 가만히 있어봐. 오빠가 무료로 관상 봐줄 테니. ^0^
친구가 말한 대로 메뉴판으로 그녀의 코와 입을 가리고서
그녀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이대리: 오~ 눈이 별처럼 초롱초롱 빛나는 걸 보니까 세상을
시냇물처럼 맑게 살아가겠구나? 하하. ^0^
지혜: 풋. 그래? 기분은 좋네. ^.^
오~ 이론대로 잘 풀리는걸?
잘하면 오늘 멋지게 고백할 수 있겠군. ^_^;
이대리: 자.. 이번엔 코를 볼까? ^0^
우아.. 코도 오똑하고 빤듯한 걸 보니 성직자처럼 정직하게 살아 가겠는걸? 하하.
지혜: 쿠쿠.. 이거 정말 제대로 보는 거 맞아? 순 엉터리 아냐?
이대리: 섭섭하게 그 무슨 사운드야.
내가 관상하나는 끝내주게 본다니까.
자, 이번엔 앵두 같은 입을 보자구. ^0^
드디어.. 마지막 코스로 접어들었다.
이제 그녀의 입으로 다가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_-;
심장이 마구 고동치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콩딱콩딱.....
호흡을 가다듬고 용기를 내서
서서히.. 그녀의 입술로 다가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녀가 메뉴판을 손으로 걷어치우는 것이다.
지혜: 안 돼. 나 입술 못생겨서 싫어. 이제 그만.
-_-;
이대리: 아, 괜찮아. 그냥 관상만 보는 거야. ^0^
지혜: 그래두 싫어. 난 입 콤플렉스 있단 말야.
-_-;;
이대리: 아, 괜찮다니까. 그냥 잠깐만 보면 돼. ^0^ㆀ
지혜: 싫다니까.
이대리: 관상에선 입이 제일 중요하단 말야. ^^;;
지혜: 싫어. 싫다구!
이대리: 밥 먹자. -_-;
-어느 허름한 호프집-
친구: 음. 그렇게 실패했다 이거지?
이대리: (ㅡ.-)す~ 후~~
입 콤플렉스가 있을 줄은 몰랐어.
친구: 그렇다고 너무 기죽진 마.
성공률 80%를 자랑하는 2단계가 있으니까.
이대리: 뭔데? (ㅡ.ㅡ )3 )) (쏠깃..)
친구: 그 애랑 만나고 헤어질 때 집까지 바래다주는 거야.
그러다가 적합한 장소가 나오면 연기를 시작하는 거지.
이대리: 어떻게?
친구: 갑자기 눈에 뭐가 들어간 것처럼 눈을 최대한 찌푸리고는
마구 비명을 질러대는 거야.
여자가 다가와서 괜찮냐고 물어보겠지?
그럼 눈에 뭐가 들어갔다면서 호~ 불어달라고 부탁을 하는 거야.
여기서 이 정도 부탁 안 들어줄 여자 없거든.
이대리: 그리고?
친구: 여자가 다가와서 까치발을 들고 너의 눈 쪽으로 입술을 올릴 거 아냐.
바로 이 때!!!!
그 애의 입술로 조심스럽게 다가가면 되는 거야.
어때? 좋은 방법이지?
이대리: 음.. 나름대로 로맨틱한 걸? ^0^
이번엔 첫 키스도 성공하고 고백도 할 수 있겠지?
친구: 걱정 마. 이 방법은 실패하기가 더 힘든 방법이야.
아마 손바닥 뒤집는 일보다 더 쉬울걸?
이대리: 친구~ 내게 희망을 줘서 정말 고마워~
이 은혜는 기필코 비석에 내 이름 새겨지기 전까지
잊지 않을게. ^0^
-인적이 드문 어느 골목길-
지혜: 오빠. 나 이제 혼자 갈 수 있어. 그만 들어가.
이대리: 아냐. 아직 좀 더 가야돼. ^^
지혜: 어딜?
이대리: 아~ 그냥 좀 더 바래다줘야 맘이 편할 것 같다구. ^^;
지혜: 아냐. 괜찮아. 여기서 더 올라가면 아빠랑 마주칠 수 있어.
그만 들어가.
이대리: 그러면 저 위에 놀이터 있는 곳까지만 데려다 줄게. ^^
늑대가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저런 어두컴컴한 곳에
너 혼자 보낼 수 없어.
지혜: 피~ 짱구도 못 말린다니까.
그럼 혼자 걸어 올라갈 테니까 오빠가 여기서 지켜보고 있어.
-_-!
이대리: 아냐. 너랑 같이 저 곳을 통과해야 맘이 놓일 것 같아.
제발 나의 배려를 거절하지 말아 줘.
지혜: 정말 안 된다니까.
이 시간까지 남자랑 같이 있는 거 아빠한테 걸리면
오빠 영영 못 보게 될지도 몰라.
이대리: 지혜야. 부탁이야.
현실에 나름대로 충실해 줘.
지혜: 정말 안 된다니까 그러네.
오빠. 그 라텍스 고무장갑보다 끈질긴 고집 좀 그만 부려.
이대리: -_-;
지혜: ......
이대리: 앗!! (≥_\)
지혜: 어머. 오빠 왜 그래?
이대리: 눈에.. 눈에 뭐가 들어갔어! ≥ω≤
지혜: 여기 가만히 있었는데 눈에 뭐가 들어갔다고?
이대리: 모기가 날아와서 다이빙 했나 봐!
윽! 눈이 안 떠져! ≥ω≤
지혜: 이상하네.
봄인데 모기가 있나?
-_-!
이대리: 아.. 날개 짓 하는 거 보니까 하루살이 같기도 해! ≥ω≤
지혜: 그래?? 내가 불어줄까?
이대리: 아무래도 그래야 할 분위기야! ≥ω≤
한쪽 눈을 살짝 뜨고서는 그녀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_^;
앗! 그녀가 다가온다.
나와 마주섰다.
까치발을 살며시 든다.
입술이 다가 온다.
내 눈을 호~~ 불기 시작한다.
나이스 타이밍이다!!
그녀의 입술 쪽으로 내 입술을 조심스럽게 들이밀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지혜: 뭐야? 가만히 좀 있어봐. 잘 안 불어지잖아.
-_-;;
다시 한 번 시도했다.
서서히.. 그녀의 입술로.. 아.. 그녀의 입김이 느껴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혜: 아! 가만히 좀 있어보라니까!! s(ㅡ^ㅡ)z
-_-;;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을 보였다. -_-;
다시.. 서서히.. 서서히....
지혜: 아! 짜증나게 왜 자꾸 움직이고 그래!!
이대리: 그... 그게.. -_-;
지혜: 그냥 오빠가 불어!
나 그만 들어가 볼게.
이대리: 지... 지혜야.. -_-;;
지혜: 됐어. 따라오지마.
나중에 봐~ =.=/
이대리: -_-;
-시끌벅적한 호프집-
친구: 휴~~ 이번에도 실패했다 이거지?
난 다 성공했는데 넌 왜 그럴까?
이대리: 상황이 악조건이었어. -_-;
친구: 자. 의기소침해 있지 말고 한 잔 마셔.
이번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은
성공률 90%방법을 전수해 줄 테니.
이대리: 벌컥벌컥. (-ε-*)
크아아... ≥ω≤
뭔데. -_-3
친구: 짜식 급하기도 하네.
일단, 그 애를 배경 좋고 시원한 한강으로 데리고 가.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데이트를 즐기다가 갑자기
놀라운 게 생각났다는 듯이 이렇게 말 해.
"참! 나 입술 안 대고 뽀뽀하는 방법 안다?"
그럼 여자가 이렇게 말할 거야.
"거짓말. 어떻게 입술을 안 대고 뽀뽀를 해?"
그럼 이 때 자신 있고 당당하게 외치는 거야.
"어라? 날 못 믿는 거야? 좋았어! 그럼 내가 만원 걸게!
만약, 입술 닿으면 이 돈 너 가져!!"
그러면서 터프하게 만 원 짜리 한 장을 꺼내는 거야.
이대리: -_-?
친구: 이 때 여자는..
이렇게 자신만만해하는 남자가 이상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분명히 응하게 될 거야.
그럼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내가 눈뜨라고 할 때까지 절대 눈 뜨면 안 돼.
만약 눈 뜨면 실패할지도 몰라."
그럼 여자는 눈을 감고 가만히 기다리겠지?
바로 이 때!!!!
조용히 다가가서 하고 싶은 거 하면 되는 거야.
이대리: 그리고 나서는??
거짓말했다고 화내지 않을까?
그러면 고백이고 뭐고 다 엉망이 되어버리는데. -_-
친구: 후후.. 순진하긴.
그럼 그 때 만 원짜리를 건네주며 이렇게 터프하게 말하는 거야.
"내가 졌다. 이 돈 가져."
이대리: -_-
친구: -_-?
이대리: 하하.. 마지막 반전이 죽이네?
실패해도 아무 걱정 없겠는 걸?
느낌이 아주 좋아. ^0^
친구: 짜식. 맘에 들 줄 알았어.
널 위해 준비 한 거야. ^^
이대리: 좋았어. 이번엔 자신감이 무럭무럭 솟는걸? (ㆀ^0^)^┛
친구: 이번엔 반드시 고백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첫 키스도 멋지게 성공하고!!
이대리: 앙! 영웅이 되어 나타날게. ^0^
-한강-
상쾌한 밤바람이 강 저편에서 불어와 나의 셔츠를
풍선처럼 부풀리고 나의 볼을 서늘하게 애무하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까만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이대리: 아~ 상쾌해라~
우아~ 밤하늘에 별들이 참 아기자기한 게 별사탕 같은걸? ^^
지혜: 치! 하늘에 별이 어딨어! 내 눈엔 하나도 안 보이는데.
이대리: 하하!! ^0^
참. 지혜야. 나 입술 안대고 뽀뽀하는 방법 안다? ^^
지혜: 뭐?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어떻게 입술을 안 대고 뽀뽀를 해?
이대리: 정말이라니까? 우리 내기할까? ^^
지혜: 무슨 내기?
이대리: 내가 지면 만원 줄게!!
지혜: 어쭈? 자신만만해하는 거 보니까 정말인가 봐?
좋았어. 한 번 해봐.
이대리: 그럼 눈 감아봐. 절대 눈뜨면 안 돼.
지혜: 자. 감았어. (__)
아...
드디어 성공하게 되는 순간이구나.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_-;
이번엔 정말 멋지게 키스에 성공하고서 꼭 고백을 하자.
그녀의 앵두같은 입술을 바라보았다.
입을 일자로 꼭 다물고 있는 그녀다.
아주 조용히..
검은고양이 네로처럼 사뿐사뿐..
그녀의 입술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조용히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착륙시켰다.
이대리: 쪼옥~! (^ε^*)
그런데 막 혀 밀어넣기 작전을 돌입하려는 결정적인 순간!!!
그녀가..
재빨리 입술을 때면서 몸을 뒤로 젖히더니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지혜: 뭐야! 입술 안 닿는다며!!
-_-;
지혜: 뭐야! 뭐냐구!!
이대리: 내가 졌다. 만 원 너 가져. -_-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핸드백이 내 명치를 초고속으로 강타했다.
이대리: 웁!!!! ≥ω≤
지혜: 오빠! 정말 유치하다. 유치해!!
나 기분 나빠서 먼저 갈래!!!
이대리: 지혜야... 웁... 지혜야... ≥ω≤
지혜: 부르지도 마!!
이대리: 안 돼.. 지헤야..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돌아와... 돌아와.... T_T/
-학교 강의실-
친구: 뭐? 이번에도 실패했다구???
어휴~ 쪼다같은 놈!
밥상을 차려줘도 못 먹냐!!
이대리: 나 그냥 키스 같은 거 안하고 고백해야 할 것 같다.
친구: 짜샤! 그래도 시작한 거 끝은 봐야 할 거 아냐!
남자가 그렇게 오기가 없으니까 그렇게 실패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너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여자들이 얼마나 키스를 갈구하는데.
이런 말 몰라?
여자도 원한다. 여자도 목말라 있다. 여자도 해보고 싶다.
분명 내숭떨고 있는 거라고.
이대리: 이러다가 더 멀어질까 두렵다. -_-;
친구: 짜샤! 포기하지마!
이번엔 성공률 100% 방법을 전수해줄 테니까!
이대리: -_-;
친구: 그 애 귀고리하고 다녀?
이대리: 응. 전철 손잡이처럼 둥글고 큰 거. -_-
친구: 그거 아주 잘 됐네.
이대리: 왜? -_-?
친구: 이건 정말 마지막 방법인데...
그 애랑 마주보고 서서 그 애의 양 쪽 귀고리를
손으로 움켜잡는 거야.
이대리: 그래서.. -_-
친구: "나! 너랑 키스하고 싶어! 허락해 줘!"
이렇게 크게 외치는 거야.
이대리: 내가 무슨 변태냐! 싫다. -_-
친구: 아냐. 여자들이 은근히 터프한걸 좋아해.
한번 믿어봐.
이대리: 그래서 싫다고 그러면...
친구: 그러면 귀고리를 꽉 움켜잡고는 이렇게 말하는 거야.
"움직이면 다쳐!!"
이대리: 샹! 날 무슨 범죄자로 몰락시키려고 그러냐! -_-
친구: 아니라니까! 여자들이 은근히 이런 걸 원한다니까!
이대리: 믿어도 되는 거야?
친구: 내 이름을 걸지.
이대리: 너 이름 여기에 공개 안 했는데. -_-
친구: 그럼. 우리의 우정을 걸지.
이대리: 썩 와 닿는 표현은 아니지만 일단 믿어보기로 하지. -_-
친구: 이번엔 웃는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이대리: 미투다. -_-
-어느 공원-
지혜: 오빠. 내일 군대라도 가?
표정이 왜 그렇게 굳어있어?
이대리: .... -_-!
지혜: 오빠.. 왜그래? 심각한 고민이라도 있어?
이대리: 너...
지혜: 응??
이대리: 오늘 왜 귀고리 안하고 나왔니. -_-;
지혜: 아.. 불편해서 가방에 넣어뒀어. 왜?
휴~ -_-;;
이대리: 넌 그 귀고리하고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답단 말야.
지혜: 정말?
이대리: 당장 귀에 걸어줄래?
지혜: 쿠쿠. 알았어.
그녀가 귀고리를 걸자마자 그녀의 몸을 휙 돌려
나와 마주보게 했다.
그리고는 양 손으로 전철 손잡이 잡듯 귀고리를 움켜잡았다.
지혜: 어머. 오빠 오늘 터프하네?
근데, 귀 아프다. 손 좀 놔 줘.
이대리: 지혜야. 나 너한테 오늘 실례 좀 해야겠어. -_-
지혜: 무슨 실례?
이대리: 오빠 너랑 키스하고 싶어!
지혜: 어머. 오빠. 왜이래!
이대리: 지혜야! 더이상 내숭부리지 마. 너도 이런걸 원하잖아!
지혜: 싫어!! 이러지 마!
이대리: 꼼짝마!! 움직이면 다쳐!! ≥ω≤
지혜: 꺄아악! ぐ(≥▽≤)ぐ
이대리: 움직이지 말래두!! ≥ω≤
지혜: 꺄아아아악! ぐ(≥▽≤)ぐ
순간, 그녀가 몸을 뒤로 화들짝 잡아 뺐고
귀걸이가 자동으로 풀리더니 내 두 손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내 손에 들린 커다란 귀걸이를 바라보며 당황하고 있는데..
그녀가 어두컴컴한 지하실 창고에서 쥐새끼 한마리 발견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발등으로 나의 거시기를 강하게 차버리더니
낑낑거리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싸대기를 이쪽 저쪽 사방에서
갈겨대는 것이다.
지혜: 철썩~! 철썩~! 철썩~! ミ(`. ′)ノ 이 나쁜 오빠같으니라구!! 내가 무슨 장난감이야!!
이대리: 아야!! 아야!! _(≥∇≤)ノミ
지혜: 앞으로 나 볼 생각하지마!! (`へ´)
이대리: 지혜야!! 지혜야!!! (≥ω≤)/
지혜: 따라오지 마!!
이대리: 지혜야!! 그건 오해야!! 오해란 말야!! (TωT)/
-학교 앞 호프집-
친구: 휴~~ 그 방법까지 실패했다니 뭐라 할 말이 없다. -_-
이대리: 고백이고 뭐고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어.
그리고 그 애를 앞으로 못 보게 될지도 몰라. -_-
친구: 가슴이 많이 아프겠구나.
이대리: 지금 내 기분이 어떤지 알아?
친구: 어떤 기분인데... -_-a
이대리: 어떤 기분인지 가르쳐주지.
어떤 사람이 바다에 가서 "바다야~! 사랑한다!!" 라고 외쳤지.
근데 마침 거대한 파도가 다가오고 있었어.
파도가 뭐라 그랬는지 알아?
친구: 뭐라고?
이대리: 철썩~!!!! ミ(` Д ′)ノ
친구: 아야!!! ≥ω≤
기분 나쁘게 왜 때려!!!
이대리: 바로 그 기분야. -_-
친구: 엄청 괴롭겠구나. -_-;
이대리: 술 따러라. -_-
친구: 내가 쏠 테니 마음껏 마셔. -_-
이대리: 오늘 미친 듯이 취해보고 싶구나. -_-
친구: 그래. 이럴 땐 술이 최고야.
이대리: 친구야. 뭐 하나만 묻자. -_-
친구: 그래. 다 물어봐.
이대리: 넌 여자랑 손잡을 때 어떻게 잡냐? -_-
친구: 분위기 잡으면서.
이대리: 어깨에 팔 올릴 때는? -_-;
친구: 분위기 잡으면서.
이대리: 키스할 때는? -_-;;
친구: 분위기 잡으면서.
이대리: 고백할 때는? -_-;;;
친구: 분위기 잡으면서.
이대리: 샹!! 그럼 분위기는 어떻게 잡냐? -_-;;;;
친구: 분위기 있는 곳에서. -_-
이대리: 하하!! ^^ 우하하!!! ^0^ 아하하하하!!! ^_____^
이 개자식님. -_- 그걸 -_- 왜 -_- 이제 -_- 말 하냐. -_-
친구: 분위기 잡는 건 고수쯤 돼야 할 수 있는 거거든. -_-
왜?? 분위기 잡는 법 가르쳐 줄까?
이대리: 됐다. 똥 닦은 휴지로 코나 풀어라. -_-
친구: 스승님에게 너무하구나. -_-
이대리: 그럼 콧물에 밥 비벼서 코딱지로 쌈 싸먹어라. -_-
친구: -_-!
이대리: 나 먼저 일어난다. -_-
친구: 친구. 잠깐만.
이대리: -_-
친구: 너 너무 충격받은 것 같은데..
세상에 여자는 얼마든지 많아.
옥상 빨래줄에 널린 이불처럼
널리고 널린게 여자라고.
그러니까 겨우 그만한 일로 기죽지 말아라.
이대리: 친구야.. -_-
친구: 응??
이대리: 너가 사는 세상엔 여자가 많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는 세상엔.. 여자가 한명 밖에 없다.
지혜라는 여자 한 명 밖에. -_-
친구: .....
이대리: 그런데...
이젠 그 애가 더이상...
안 보일것만 같다. -_-
친구: -_-;;
이대리: 미안하다. 나 먼저 간다. -_-
친구: 친구야... 친구야....
납덩이같은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왔다.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 밤거리는 너무나도 슬퍼보였다.
다정한 연인들을 볼 때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아저씨를 볼 때도..
웃고 떠드는 학생들을 볼 때도..
붕어빵을 파는 아저씨를 볼 때도..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추억처럼.. 아픔처럼...
내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 말이 피부로 느껴져왔다.
나처럼 용기없는 놈에게 그녀는 너무나 과분했다는 것을.
휴~~~
이렇게 그녀와 헤어지고 마는 것인가?
아무런 고백도 못하고서??
손도 잡아보지도 못하고서??
너무나 답답했다.
답답해서 속으로 내 자신에게 욕을 했다.
이 머저리 병신. 똥개. 해삼. 말미잘. 미련 곰탱이 같은 놈.
키스할 용기도 없고 고백할 용기도 없는 놈!!!
츄르르르르... (∏へ∏ )
타임머신이 있다면 원점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모든걸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다시....
남자다운 모습으로...
그녀와 연락이 두절된지 보름 정도가 지났을까..
하루하루를 눈물과 함께 힘겹게 보내고 있던 어느날.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혜: 오빠.. 나야..
이대리: 지혜니? 오랜만이구나..
지혜: 그동안 생각해보니까 내가 오빠한테
큰 실수를 한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맘이 불편해.
이대리: 아냐. 너 실수한 거 없어.
내가 실수했지.
그러니까 맘아파 할 필요 없어.
지혜: 오빠..
이대리: 응. 말해..
지혜: 우리 내일 만날까?
이대리: 아냐. 미안해서 그러는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
지혜: 아냐. 보고싶어서 그래.
이대리: 위로하지 않아도 돼.
나 잘 지내고 있어.
지혜: 그래.. 알았어....
그럼 끊을게..
이대리: 지혜야.
지혜: 응?
이대리: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_-
지혜: .....
이대리: 내일 만나자.
지혜: 치. 변덕쟁이.
이대리: 헤에~ ^^
다음날 우린..
어색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얼마되지 않아서 예전처럼 편하게 웃고 떠드는
사이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영영 바래다주지 못할 것만 같았던 그녀의 집으로
함께 걸을 수도 있었다.
지혜: 오빠.. 오늘 재밌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대리: 뭘.. 내가 더 재밌었는데. ^^a
지혜: 그래? 그럼 취소. 히히.
이대리: 하하.. 변덕순이. ^^
그녀와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새 그녀의 집 근처까지 오게 되었다.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내리비취는 어느 골목길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이대리: 지혜야. 오빠 여기있을게.
지혜: 왜?
이대리: 더 올라갔다가 너희 아빠랑 마주치면 안 돼잖아.
너 영영 못보는 거 싫거든.
지혜: 풋..
그녀가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을 때..
돌맹이 하나를 주워들어
바닥에 선을 찌이익~ 그었다.
지혜: 오빠 뭐해?
이대리: 응. 앞으로 여기까지만 데려다준다는 표시야.
여길 넘어갈 일은 없을 거야.
지혜: 풋. 오빠 오늘따라 센스있네?
이대리: 근데 한가지만 약속해줘.
지혜: 뭐?
이대리: 이 선이 닳고 닳아서 없어지는 날엔..
저 위에까지 함께 가도 된다는 것을.
지혜: 오빠....
이대리: 약속한 걸로 알게.
자.. 오빠가 지켜보고 있을테니 얼른 올라가.
지혜: 으.. 응. 알았어. 그만 들어갈게.
대신 끝까지 지켜보고 가야돼. 알았지?
이대리: 걱정마. 너 들어가는 모습 확인하기 전까지는
가라고 떠밀어도 안 갈거니까.
지혜: 풋. 알았어. 그럼 나 들어갈게.
이대리: 응. 잘 들어가. ^^/
선 앞에 서서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마음 아프기는 했지만
영영 못보게 될 뻔한 그녀의 모습을 이렇게 등뒤에서나마
지켜보고.. 또 지켜주고 있다는 게 너무나 행복했다.
그녀의 뒷모습에 희미한 미소를 보이고 있는데..
어둠속으로 점점 사라지고 있던 그녀가 서서히 등을 돌려 날 바라보았다.
그런 그녀에게 반딧불처럼 환하게 웃으며 팔을 크게 흔들어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두 손을 입에 모으더니 카나리아처럼 아름다운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지혜: 오빠~~ 내가 문제 하나 낼게~~
이대리: 뭐어~~??
지혜: 어느 마을에~~
안키쓰해조라는 사람이랑 키쓰해조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어느날 안키쓰해조라는 사람이 죽었대~~
그럼 누구만 남았게~~
이대리: 너무 쉽잖아~~
지혜: 빨리 맞혀봐~~
이대리: 키쓰해조~~
지혜: 뭐라고~~~
이대리: 키쓰해조~~~
지혜: 안들려~~ 크게 말해봐~~~~ (/^.^\)
이대리: 키쓰해조~~~~~~~ (/≥_≤\)
순간, 그녀가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뛰어내려왔다.
쉽게 멈추지 못할만큼의 빠른 속도로.
내 앞까지 숨가쁘게 뛰어내려온 그녀가 나의 몸을 브레이크삼아
뜀박질을 멈추더니 내가 그어둔 선 앞에서 나와 마주섰다.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그녀의 눈 속 흰자위가 너무 맑고 투명해 보였다.
거친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서있는
그녀를 내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녀가 재빨리 양팔을 벌리더니 내 가슴을 와락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발을 들더니...
나의 입술에.....
나의 입술에.....
뜨거운 입맞춤을 했다.
순간, 짜릿한 전율이 온 몸에 퍼지면서..
나도모르게 신음을 내뱉었다.
이대리: 웁.. 웁....
가로등 불빛 아래서 행복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퍼졌다.
마치..
온 세상에 행복을 모두 담은듯한 행복에 벅찬 비명소리가..
지금 이 세상엔 나와 지혜.
이렇게 둘만 있는 기분이었다.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로지 우리의 거친 숨결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우리를 축복해주는 듯한 가로등 불빛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다.
잠시 후.
우리가 살며시 눈을 떴을 땐..
세상이 뒤바뀌어 있었다.
선 밖에 내가 있었고
선 안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가 나의 어깨에 양팔을 올리며 말했다.
지혜: 오빠..
앞으로 이 선 넘어와도 돼.
이제부턴 집앞까지 바래다 줘.
이대리: 그게 무슨..
지혜: 오빠가 그어둔 이 선부터 우리 집까지의 거리도
오빠랑 같이 있고 싶어서 그래.
이제부터 우리 사이에 거리는 없는 거야.
이대리: 지혜야..
지혜: 자. 팔장 걸어.
이대리: 으응???
지혜: 팔장 걸라구.
이제부터 우리 사이에 거리는 없다니까.
순간, 참을수 없는 감동의 물결에..
그녀의 몸을 내 가슴으로 와락 끌어당기고 말았다.
그리고는 몸을 기울여 그녀의 핑크빛 입술에 입맞춤하고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절대 내 스스로 하지 못할 것만 같았던 그런 키스를...
너무나 달콤했다.
남의 밭에 몰래 들어가서 포도를 따먹는 것처럼 달콤한 맛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졌지만..
키스를 멈추지 않았다.
이 달콤함을 오래오래 음미하고 싶었다.
한참동안 짜릿함을 맛보다 서서히 입술을 떼었다.
그리고는 속삭이듯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이대리: 지혜야.
지혜: 응?
이대리: 나, 너에게 고백할 게 하나 있어.
지혜: 뭔데?
이대리: 나 너 정말 좋아해. ☞♥☜
우리....
사귀자.
지혜: 사귀자고? 싫다면?
이대리: 나랑 키스했다고 소문내고 다닐 거야. -_-
지혜: 풋. 협박하는 거야?
이대리: 농담이고. 만약 거절하면 나 이 선 앞에다가 텐트칠거야.
그리고 여기서 너 맨날 지켜보면서 살 거야.
지혜: 오빠. 오빠 정말 바보야?
이대리: 응? 왜? -_-a
지혜: 내가 달려와서 키스도 했고. 또 내가 팔장도 끼라고 했고.
그리고 앞으로 집까지 바래다 달라고 했으면
내가 먼저 프로포즈 한 거 아닌가?
근데 또 이렇게 사귀자는 말을 꺼내야 돼?
이대리: 엉..? 그럼 우리 아까부터 사귀게 된 거였어?
그런 거였어? 0.,0a
지혜: 그럼 키스까지 해놓고 모른척 하려고 했어?
쯧쯧. 이래서 어떻게 믿고 의지하겠어.
이거 불안한데?
이대리: 하하. 그랬던 거구나. 내가 좀 둔해서... ^^;
지혜: 실망이야. 실망. 치.
이대리: 자. 여기다 팔 걸어. ^^
지혜: 됐네요! 김 팍팍 샜네요!!
이대리: 어허! 팔 걸래두!!!!
내 애인하기 싫어??
지혜: 오아~ 그 새 용감해졌네??
자. 걸었어. ^.^
이대리: 하하! 좋아~ 가자구! ^0^/
그녀와 팔장을 끼고 올라가는 오르막길은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마치 날개라도 달린 듯 온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훨훨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그제서야 연인들이 왜 팔장을 끼고 다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서로의 거리를 없애기 위해..
서로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기 위해..
서로에게 힘이 되주기 위해..
그리고..
하나가 되기 위해.
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을 올려다 보았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밤하늘의 별들이
그 날따라 유난히도 초롱초롱 빛나는 듯 했다.
마치 온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태양처럼.
그런데..
그 별빛보다 더욱 환하게 비취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이세상 부러울 것 없다는 나의 해맑은 미소였다.
그 별빛마져 눈이 부실정도로 환한 미소.
행복했다.
세상을 전부다 가진듯, 태양을 가슴에 안은듯.
아... 행복이란 감정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이 행복을 놓쳤더라면 그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이 날, 난..
중요한 사실 몇가지를 알게 되었다.
.
.
사랑과 이별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 다는 것을.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것을.
또..
중요한 불변의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는 것을.
그리고...
끌리면 온다는 것을. (*-⌒*)ⓥ
여러분..
주위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죽어라 찍어보세요.
그럼 언젠가 넘어 올 겁니다. 므흣~ (*^o^*)
* 키스하는 법까지 가르쳐드렸는데 추천 안 하고 그냥 나가면
미워할꼬야~~~
가혹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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