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수거차 / 서동균한강로를 달리는 재활용수거차에염소의 흰수염처럼 고드름이 자란다골목을 굴러다니다 모여든 폐품들쩌렁쩌렁한 양철냄비가찌그러진 확성기 소리를 뱉어낸다우당탕퉁탕 부서진 플라스틱 바가지며흠씬 두들겨 맞아쩌억 갈라진 나무 빨래판이며어제는 촘촘했던 무가지無價紙 활자들이산통을 깨고딸랑딸랑 매달려 간다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마다카터칼처럼 뚝뚝 부러지는 고드름페인트가 벗겨진 트럭 한 대햇귀를 밀어내며 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