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고은
序
아 그렇게도 눈물 나리라. 한 줄기의 냇가를 들여다보면 나와 거슬러 오르는 잔 고기떼도 만나고, 그저 뜨는 마름풀 잎새도 만나리라. 그러면 나는 눈물 나리라.
누이에게
이 세상의 어디에는 부서지는 괴로움도 있다 하니, 너는 그러한 데를 따라가 보았느냐. 물에는 물소리가 가듯 네가 자라서 부끄러우며 울 때, 나는 네 부끄러움 속에 있고 싶었네. 아무리 세상에는 찾다 찾다 없이도 너를 만난다고 눈 멀으며 쏘아다녔네. 늦봄에 날 것이야 다 돋아나고 무엇이 땅 속에 남아 괴로와 할까. 저 夜摩天에는 풀 한 포기라도 돋아나 있는지, 이 세상의 어디를 다 돌아다니다가 해 지면 돌아오는 네 울음이요, 울 밑에 풀 한 포기 나 있는 것을 만나도 나는 눈물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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