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중 한 은행원이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당장 피난을 가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한 사업가가 대출받은 돈을 갚겠다고
찾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전쟁 중에 그 사업가의
대출기록을 찾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상황에
이 사업가는 대출 기록도 없는 돈을
갚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은행원은 돈을 받고
대출금을 상환했다는 영수증을 작성하여
사업가에게 주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나라 전체가 국가의 회복과
부흥에 다시 힘쓰고 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은행에 몰려와
대출받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나라 안팎으로 혼란한 시기여서
은행 대출의 문턱은 매우 높았습니다.
역시 대출을 거절당한 한 사업가가
은행원에게 영수증 한 장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예전에 이 은행에
대출금을 상환한 적이 있는데 혼란한 전쟁 중에
잘 처리되었는지 궁금하네요.”
영수증을 받아본 은행원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영수증은 전쟁 중 기록도 찾을 수 없던
대출금을 상환한 사업가의 것으로,
그 정직함은 은행 안팎에서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은행장까지 뛰어나와 사업가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당신처럼 정직한 분은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신용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저희 은행에서
대출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업가는 융자받은 사업 자금과
은행권의 신용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펼쳐 나갔습니다.
이렇게 정직한 성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사업가는 한국유리공업주식회사의
최태섭(1910~1998) 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