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깨비 같은 팔순 어머니 내 어개를 주무신다 빨래터 개울 물결 조몰락거리듯 마당가 아지랑이 어루만지듯 고봉밥 꼭꼭 눌러 담듯이 _우리 딸 어깨 낫궛 주셔유 안 낫궈 주시믄 인자 기도 안 할 거유 2 할머니 제가 하는 대로 따라 말해보세요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간다 _나는 새복에 일어나 세수허고 우리 사 남매 놓고 기도헌다 아니요,제가 하는 말 그대로 따라서 말씀해보시라구요 나는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간다 _나는 새복에 인나 세수허고 효자효녀 우리 사 남매 놓고 기 도헌다 난 거짓말은 안 해유 그럼 못 써유 대학병원 창 너머로 들려오는 실랑이 꽃샘바람에 뾰로통해 있던 매화가 배시시 웃고 있다 - 이정희 《바람의 무렵》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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