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어 온 듀러는 마침내 위대한 스승을 찾아 그림 수업을 받기 위해 집을 떠났다. 그러다가 그는 자기와 같은 꿈을 지닌 친구를 만났다. 하지만 둘 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은 너무 가난해 매끼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그래서 공부와 생계를 함께 꾸려 나가는 것이 벅차 번번이 그림 공부를 중단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는 듀러가 공부하는 동안 자기는 일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지금 이대로는 우리 둘 다 꿈을 이룰 수 없네. 자네가 먼저 공부를 마치게. 그러면 그 뒤 자네의 그림을 팔아 내가 공부를 하도록 하지.”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자네도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처음에 듀러는 친구의 제안을 완강히 거절했다. 하지만 친구의 꾸준한 설득으로 마침내 듀러가 먼저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듀러의 재능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목각작품이 잘 팔리게 되었다. 이에 약속대로 듀러의 친구는 다시 화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는 그 동안 너무 힘든 노동을 한 탓에 손가락이 심하게 휘고 굳어져 버려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듀러는 울부짖으며 친구를 껴안았지만 친구는 조용히 웃으며 듀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죄책감으로 듀러는 방황하며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친구가 그의 화실에서 실의에 빠진 듀러를 위해 뒤틀린 손을 맞잡고 기도하고 있었다. .
듀러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 친구의 우정에 보답하겠다고 생각하고 혼신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이 작품이 바로 〈기도하는 손〉이라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