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깨달음
정영숙
내가 가장 못하는 것은 달리기다. 1등을 못할 것이라고 미리
포기를 했다. 그 포기 때문에 어쩌다 운동회 때 달리기를 하면
뒤에서 1등 아니면 3등 안에 들어갔다.
그런데 만약 신이 내게 젊음을 한번만 더 준다고 가정한다면
이제는 달릴 때 비바람도 맞고, 질퍽한 비온 땅도 밟고,
폭설에 묻혀보고, 앞에 보이는 장애물도 뛰어넘고, 가시에
찔려보기도 하고, 터널도 통과 하면서 햇빛의 고마움을 안고
달릴 것이다.
튼튼한 심장에 끓어오르는 열정만 있다면 무조건 뛰어 보리라는
생각을 왜 70세에 깨닫고 후회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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