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에 목화밭에서 놀다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인사를 하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대통령이 노래를 한곡 부르라고 했다. 서슴없이 애창곡 ‘가고파’를 불렀다. 내 노래에 감동한 대통령이 종이에 글을 써 주었는데 내용은 이랬다. 가로세로 줄이 여러 개 그어진 공간에 23.35.40.46.68.69이라는 숫자다. 나는 그 중에 하나를 뽑아 손에 들고 또 노래를 불렀는데 그 가사가 참 재미있다.
피었네 피었네 목화 꽃이 하얗게 피었네 / 한 송이 따다가 울 아들 주고/ 또 한 송이 따서 내 딸 주고/ 일곱 송이 따와서 형제들 주고/ 한 아름 따와서 주고주고-
아침에 일어나 아무 말 없이 서점에 가서 꿈 해몽하는 책을 읽었다. 뜻인즉, 꿈에 대통령을 만났으면 횡재를 할 것이니 복권을 사라고 써 있다.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순종을 잘 한다. 그래서 국민은행에 가서 <로또복권> 만 원어치를 샀다. 내 돈으로 로또복권을 사기는 난생 처음이라 가슴이 좀 설레 이었다.
은행 문을 나오는 순간 그 많은 돈 100억은 내 통장에 들어왔다. 온 세상이 내 것이다. 어둠의 도로에 가로등이 환하게 켜 있다. 주눅이 들어 구부러졌던 허리도 뒤로 넘어지려 한다. 아무리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해도 자꾸만 가슴이 뒤로 넘어진다. 내 자세를 보고 사람들이 비죽비죽 웃으며 절을 하는데 기분이 좀 묘(?)하다.
그 기분 때문에 20억은 내가 봉사하는 사랑샘공동체와 교도소, 불우 이웃을 도우니 신문사, 방송국에서 찾아와 사진을 찍어 갔다. 교회 가서 헌금함에 십일조를 무명으로 할까 하다가 아니야, 당당히 이름을 써서 내어야 전 교인들이 깜짝 놀라며 칭찬을 산더미 같이 할 것이 아니냐 그르니 큰 맘 먹고 10억짜리 수표를 내자라고 생각하며 교회를 갔는데, 하나님이 노하시며 되돌려 주었다. 나는 속으로, 엣다 모르겠다. 내가 마음이 꺼림 칙 하여 헌금을 하려고 했는데 안받아 주니 내 탓이 아니다. 이제부터 내 기분대로 써도 하나님이 봐 주겠지 하고 , 아들에게 아파트 한 채 큰 것을 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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