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여러 가지 길이 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택하는 순간을 꿈꾼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지금 알았다. 말로서 분명하게 알았다.
길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결코 운명론적인 의미는 아니다.
나날의 호흡이, 눈길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자연히 정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에 따라서는 이렇게, 정신을 차리니 마치 당연한 일이듯
낯선 땅 낯선 여관의 지붕 물구덩이 속에서 한겨울에,
돈까스 덮밥과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아아, 달이 너무 예쁘다.
수많은 낮과 밤, 우리는 함께 식사를 하였다. 언젠가 유이치가 말했다.
「왜 너랑 밥을 먹으면, 이렇게 맛있는 거지.」
나는 웃으며,
「식욕과 성욕이 동시에 충족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말했다.
「아니야, 달라. 그게 아니야.」
웃음을 터뜨리며 유이치가 말했다.
「아마 가족이기 때문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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