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 중에 빨리 이루어지기보다는
늦게 성취되어도 좋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랑입니다.
단 한 번의 만남에서
뜨겁게 타오르는 담뱃불 같은 감정보다는
삶 속에서 보이지 않고 자연스레 진행되어 어느 순간에
그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음을 느끼게 되는
은은한 레모네이드 향 같은 사랑...
그의 생각과 느낌이 말 없음으로도 나에게
전달되기 시작하는 천천히 오는 그런 사랑..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는 기꺼이
완행 열차를 탈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랑은 바보스러워도 좋습니다.
어리석고 어리석어도 좋은 것이 사랑입니다.
그가 잘 되는 것이 곧 내가 잘 되는 것이라는
어리석은 착각이 오히려 눈물나게 아름다운 일입니다.
사랑은 천천히 걸어와도 좋습니다.
거북이 걸음으로도 좋은 것이 사랑입니다.
천천히 스며들어 결국엔
전체를 변화시키고 마는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사랑은
변질되는 것 또한 지극히 더딥니다.
사랑은 아파도 좋습니다.
사랑은 눈물을 징검다리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옵니다.
시멘트에 물이 섞여야 견고해지 듯 사랑하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 한 방울로 우리의 사랑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