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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와 술꾼들의 우화 -네루다-
이유아이유 2020-01-24     조회 : 433


신사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그녀가 들어왔다 완전한 나체로
그들은 술을 아며대다가 그녀에게 침을 뱉기 시작했다.
강에서 갓 올라온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실을 잃은 인어였던 것이다.
모욕이 그녀의 매끈한 살결 위에서 넘실거렸다.
음란한 짓거리거 그녀의 황금 젖가슴을 덮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울 줄 몰랐기에
옷을 입지도 않았다.옷을 입을 줄 몰랐기에
그들은 담배 꽁초와 타다 남은 코르크 마개로
그녀를 지져댔다.
그리고는 술집의 마릇바닥이 꺼질때가지
깔깔 웃어젖히며 뒹굴었다.
그녀는 말할 줄 몰랐기에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은 멀고도 먼 사랑의 빛깔이었고
그녀의 두 팔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황 복이었고
그녀의 입술은 산호 빛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가 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강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청결해졌는데
빗속의 하얀 돌처럼 다시 반짝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엄쳐갔다.
무(無)속으로 죽음 속으로 헤엄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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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아린이 | 추천 0 |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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