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나는 매듭을 상상해 본다. 아무도 다니지 않는 어두운 복도에 조용히 드러누워 있는 내 의식의 매듭.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여러 가지 일들이, 여러 가지 것들이 조금씩 그리워진다. 어딘가에 틀림없이 나와 나 자신을 잇는 매듭도 있을 것이다. 반드시 언제인가, 나는 먼 세계에 있는 기묘한 장소에서 나 자신을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따뜻한 장소가 좋겠다고 생각하낟. 만약 거기에 차가운 맥주가 몇 병 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곳에서 나는 나 자신이고 나 자신은 나다. 주체는 객체이고 객체는 주체이다. 그 둘 사이에는 어떤 종류의 틈도 없다. 아무런 빈틈도 없이 찰싹 달라붙어 있다. 그런 기묘한 장소가 반드시 이 세계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