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에는 많이 잊혀져 있는 일이지만, 그건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야.˝ 여우가 말했다. ˝관계를 맺는다고?˝ ˝그래˝ 여우가 말했다.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네가 없어도 조금도 불편하지 않아. 너 역시 마찬가지일거야.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가는 것 같아.˝ 어린 왕자가 말했다. ˝꽃 한 송이가 있는데... 그 꽃이 나를 길들인 것 같아...˝ ˝그럴지도 모르지.˝ 여우가 말했다. ˝지구에는 별의별 일이 다 있으니까...˝ ˝아, 아니야! 그건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어린 왕자가 말했다. 여우는 몹시 궁금하여 어린 왕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럼 다른 별에서의 이야기를 하는 거니?˝ ˝그래˝ ˝그 별에도 사냥꾼들이 있니?˝ ˝아니, 없어.˝ ˝그거 참 재미있는데! 그럼 병아리는?˝ ˝없어˝ ˝그래... 역시 생각대로야. 나는 그 별에 갈 수 없겠는걸˝ 여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여우는 곧 기운을 되찾아 하던 이야기로 다시 말머리를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