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의 타악 공연이 끝나자 습한 기운 속에 지쳐 가던 아이의 눈에 생기가 돈다 하늘에서 물이 떨어지던 지루한 시간은 가고 이제 바닥에서 솟구치는 물길을 따라 아이가 춤을 춘다 비를 피하느라 웅크렸던 몸을 활짝 핀 아이가 물길을 찾아 팔랑거린다 이내 흠뻑 젖은 몸으로 다가와 입술을 파르르 떠는 아이의 얼굴을 수건으로 몇 번씩 훔쳐 낸다 긴 장마의 어둠이 걷히고 물방울 튀는 분수대 앞에서 해사해진 얼굴을 보며 몇 번이고 속으로 곱씹어 다집한다 다시 먹구름이 떼를 지어와도 너에게만은 찬란한 햇살을 선물할게 늘 네 곁에서 반짝이는 멜로디가 되어줄게 -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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