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 분이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는데, 이 마음이 십년, 이십 년, 삼십년 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여기 앉아계신 분들 결혼식장에서 약속한 것 다 지키고 살고 계십니까?
이렇게 지금 이 자리에서는 검은 머리가 하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거나,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서로 돕고 살겠는가 물으면 예..하며 약속을 해놓고는 3일을 못 넘기고 3개월, 3년을 못 넘기고 남편 때문에 못살겠다..아내 때문에 못살겠다.. 이렇게 해서 마음으로 갈등을 일으키고 다투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결혼하기를 원해놓고는 살면서는 아이고 괜히 결혼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안 하는 게 나았을 걸..후회하는 마음을 냅니다. 그럼 안 살면 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약속을 해놓고 안 살 수도 없고 이래 어영부영하다가 애기가 생기니까 또 애기 때문에 못하고 이렇게 하면서 나중에는 서로 원수가 되어 가지고 아내가 남편을 아이고 웬수야 합니다.
이렇게 남편 때문에, 아내 때문에 고생 고생하다가 나이 들면서 겨우 포기하고 살만하다 싶은데, 이제 또 자식이 애를 먹입니다. 자식이 사춘기 지나면서 어긋나고 온갖 애를 먹여가지고 죽을 때까지 자식 때문에 고생하며 삽니다. 이것이 인생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결혼할 때는 다 부러운데 한참 인생을 살다보면 여기 이 스님이 부러워, 아이고 저 스님 팔자도 좋다 이렇게 됩니다.
이것이 거꾸로 된 것 아닙니까? 스님이 되는 것이 좋으면 처음부터 되지 왜 결혼해 살면서 스님을 부러워합니까?
이렇게 인생이 괴로움 속에 돌고 도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제가 그 이유를 말할 테니 두 분은 여기 앉아 있는 사람(하객들)처럼 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로 이렇게 좋아서 결혼하는데 이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떠냐, 선도 많이 보고 사귀기도 하면서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이것저것 따져보는데 그 따져보는 그 근본 심보는 덕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저 사람이 돈은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떻나, 지위는 어떻나, 성질은 어떻나, 건강은 어떻나, 이렇게 다 따져 가지고 이리저리 고르는 이유는 덕 좀 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