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보낸 메일을 읽다가 모니터에 갇혀버렸다. 200자밖에 되지 않는 흘림체로 써내려간 이별의 메일 안에 오래도록 갇혀버렸다. 그가 나에게 얘기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울리고, 그대가 나를 보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모니터를 두 손으로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가슴 아픈 말은 사랑해서 보낸준다는 그 말이었다. 나의 뇌파의 소리, 심장의 떨림이 여전한데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면, 그래서 굳이 가야 한다면, 이제 어디로 방향키를 돌려야 사랑 그 몹쓸 병을 내려놓을지,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배려의 메세지 말고 한꺼번에 잊는 방법, 삭제 버튼 하나로 지우는 방법, 그런 걸 알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