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한 마리가 쥐와 사귀게 되었다. 고양이는 쥐에게 애정과 우정을 느끼게 되고, 마침내 쥐도 고양이와 함께 한 집에서 사는 것에 대해 동의하게 되었다.
어느날 고양이가 말했다.
˝우린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린 배고픔 때문에 고통받을 거야. 그리고 너는 절대 밖에 나가면 안돼. 밖에 나가면 덫에 걸릴테니까.˝
그래서 둘이 함께 의논한 결과 버터 한 단지를 사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어디다 보관해야 안전할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또 다시 오랫동안 의논한 결과 교회에 숨기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을 고양이가 내놓았다. 그 이유는 교회에서는 그 누구도 도둑질을 할 수 없을 것이며 버터를 제단 밑에 넣어 두면 정말 필요할 때까지 손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고양이와 쥐는 계획대로 했고 이렇게 해서 단지는 안전하게 저장되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고양이는 버터를 맛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봐, 친구야! 내 말좀 들어봐.˝
고양이가 말을 꺼냈다.
˝내 사촌이 나에게 자기 아들의 대부가 되어달라고 부탁을 했거든. 그 녀석은 하얀 바탕에 갈색 반점이 있는 놈인데, 아, 글쎄 오늘 세례식이 있지 뭐야. 그래서 내가 좀 가봐야겠으니 네가 집 좀 봐줘야겠어.˝
˝그래, 그렇게 할께.˝
쥐가 대답했다.
˝어서 가도록 해. 그리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을 때 내 생각도 좀 해줘. 달콤한 붉은 포도주 한 방울이 정말 그립구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거짓말이었다. 고양이에게는 사촌이 없었고, 대부가 되어달라는 부탁도 받은 적이 없었다. 고양이는 교회로 달려가서는 곧장 단지에 들어있는 버터의 맨 윗부분을 먹어버렸다. 그리고는 마을의 지붕들 위를 산책하면서 친구도 만나고 햇빛에 늘어지게 누워있기도 하면서, 머리 속으로는 작은 버터 단지를 떠올리며 수염을 빨아 먹기도 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자 집으로 갔다.
˝이제 왔구나. 즐겁게 보냈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