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이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니콜라스 케이지가 식당 바텐 여자를 짝사랑하는 그 영화 말이죠. 물론 여자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의 건망증이 있는데다 푼수였구요. 어느 날 니콜라스 케이지가 여자에게 선물을 주지요. 엄청난 건망증 덕분에 안경을 벗어놓고는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매번 헤매던 그녀에게 안경걸이를 선물했어요. 여자는 감동했지요.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저 손님으로만 알았던 한 남자가 자기에게 가졌던 관심과 애정 표현에 당황하고 감동하는 그 느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느낌이거든요. 선물을 고른다, 메뉴를 선택한다... 이런 즐거운 고민을 피곤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주로 남자들이 그렇죠, 아마. 잘 준비된, 여러 번의 생각의 통로를 거친 선물이 그 선물을 주는 나 자신에게도 얼마나 큰 기쁨이 되는지 잘 몰라서 그러는 거에요. 자, 우선은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선물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한번 들어보는 거죠. ´그냥´이라는 것도 분명한 이유가 된답니다. 또, 그 사람과의 모든 기억들을 그림처럼 펼쳐 놓아 보세요. 어찌 보면 선물은 그 사람과의 시간들을 정리하는, 더 깊이 다지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하는 거니까요. 가만히 앉아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지는 마세요. 그것보다는 책 속에서, 밖으로 나가 아이디어를 구하는 게 더 빠르고, 건강한 방법이니까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선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 순간의 그 기분이 얼마나 분주하고 신나는지. 그 기쁨이야말로 내게 고스란히 남겨지는 양분이지요. 고민하세요. 그리고 좀 더 생각하세요. 그 생각의 두께가 선물의 의미를 더욱 톡톡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