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아닌 불편함 / 월간 좋은생각 편집부
1968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레나 마리아는 양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짧지만 수영, 십자수, 피아노, 요리, 자동차 운전, 성가대 지휘 등 오른쪽 발로 못하는 게 없다. 가스펠 가수인 그녀는 전세계를 다니며 콘서트를 하고 있는데, 세계 언론은 그녀의 목소리를 ‘천상의 소리’라고 격찬한다. <발로 쓴 내 인생의 악보>(토기장이 펴냄)라는 책 서문에서 그녀는 자신의 장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오른발로 식사하고 있으면, 옆 테이블 아이들은 내가 먹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였는지 스웨터 안에 팔을 감추고 테이블 위에 발을 얹어 놓은 채 나와 똑같이 식사를 하려고 했다. 아이들 부모는 분명히 난처했겠지만 나에게는 상당히 기분 좋은 반응이었다.
팔이나 손이 없어서 편리한 점은 절대 반지나 장갑을 잃어버릴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친구 집에서 놀고 있는 나를 아빠가 데리러 왔을 때 친구 엄마는 내 장갑을 찾는 일에 온통 신경을 쓰고 계셨다. “안 찾으셔도 됩니다.” 아빠가 말했다. 순간 그녀는 곧 장갑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이런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다.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작은 실수를 하거나 당황하는 것을 보고 오히려 즐거워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상대방을 난처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잊어버리고 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고 얼마 동안 시간이 흐르면, 그 사람은 내 장애에 대해, 나와 똑같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것을 보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그들도 내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것이다.」
레나 마리아는 자신의 장애가 오히려 진주가 되어 값비싼 목걸이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장애’가 아닌 ‘불편함’을 극복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