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
시장통 작은 분식점에서 찐빵과 만두를 만들어 파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침부터 꾸물꾸물하던 하늘에서
후두둑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나기였습니다.
그런데 한 시간이 지나도 두 시간이 지나도 그치기는커녕
빗발이 점점 더 굵어지자 어머니는 서둘러 가게를 정리한 뒤
큰길로 나와 우산 두 개를 샀습니다.
그 길로 딸이 다니는 미술학원 앞으로 달려간 어머니는
학원 문을 열려다 말고 깜짝 놀라며 자신의 옷차림을 살폈습니다.
작업복에 낡은 슬리퍼, 앞치마엔 밀가루 반죽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딸이 상처를 입을까 걱정된 어머니는
건물 아래층에서 학원이 파하기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서성대던 어머니가 문득 3층 학원 창가를 올려다봤을 때,
마침 아래쪽의 어머니를 내려다보고 있던 딸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어머니는 반갑게 손짓을 했지만 딸은 못본 척 얼른 몸을 숨겼다가
다시 삐죽 고개를 내밀고, 숨겼다가 얼굴을 내밀곤 할 뿐
초라한 엄마가 기다리는 걸 원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슬픔에 잠긴 어머니는 고개를 숙인 채 그냥 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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