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에 이어 피는 연달래 / 월간 좋은생각 편집부
잔뜩 움츠린 겨울의 끝, 진달래가 화사한 빛깔로 봄을 알리고 떨어진 자리, 연이어 곱게 피는 꽃이라 하여 철쭉을 ‘연달래’라고도 한다. 그러나 먹을 수 있는 꽃이라 ‘참꽃’으로 불리는 진달래에 비해 철쭉은 먹을 수 없어 ‘개꽃’으로 불렸다. 꽃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가던 나그네의 걸음을 자꾸 멈추게 한다는 철쭉, 신라시대 향가에 철쭉에 얽힌 설화가 전한다.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은 강릉 태수로 부임하는 길에 부인 수로와 바닷가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곳 절벽 위에 철쭉이 활짝 피어 있었다. 꽃의 아름다움에 반한 수로 부인이 “저 꽃을 꺾어다 줄 사람 없는가?” 하며 하인들을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그때 암소를 끌며 지나가던 늙은이가 이 꽃을 꺾어 부인에게 바치면서 부른 노래가 바로 <헌화가>다. 철쭉은 진달래과에 속하는 관목으로 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지에서 자생한다. 꽃은 한 가지 끝에 2~7송이가 모여 달리는데, 꽃잎은 활짝 피면서 부드러운 연분홍빛이 되고 다섯 갈래로 벌어진다. 꽃잎 사이로 길게 나온 암술과 수술은 마치 갈고리처럼 한 방향으로 휘어지며, 시들면 통꽃잎이 한 번에 떨어진다. 열매는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고 길이 1.5cm 정도로 10월에 익는다. 철쭉은 강장제, 이뇨제, 건위제 등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유독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한방에서도 극약으로 조심스럽게 다룬다. 철쭉처럼 꽃과 잎이 함께 나지만 꽃색은 진달래와 같은 진분홍인 산철쭉, 겹꽃잎이 달리는 겹산철쭉, 잎에 털이 많은 털진달래, 항상 잎이 푸른 상록성 만병초, 백두산에 고개 숙이고 피는 가솔송 등 진달래과에 속하지만 서로 다른 꽃도 스무 종에 이른다. 특히 산철쭉은 키가 훨씬 커서 보통 2~5m까지 자라고, 잎과 꽃도 철쭉보다 크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다양한 종이 있음에도 우리나라에 피는 철쭉 대부분은 일본에서 들어온 것인데, 흔히 일본철쭉이라 부르는 영산홍은 빛이 화려하다 못해 조화 같은 느낌마저 준다. 철쭉은 산성토양을 좋아하며 비옥하게 해 주되 질소비료 같은 것은 주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뿌리가 섬세하고 가늘어 산소 부족으로 썩는 경우가 있으므로 바람이 잘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 심어야 한다. 그늘이 지면 가지가 가늘고 길게 자라 나무 모양이 흩어지므로 햇빛이 있는 곳이 좋다. 5월쯤이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향긋한 분홍빛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데 특히 지리산 바래봉은 온통 철쭉으로 뒤덮여 가히 장관을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