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은 나에게 많은걸 일깨워준 것 같다. 어릴적 아버지가 사준 과학백과사전에서 인상깊었던 그림이 하나있었다. 그건 몸집이 작은 뱁새 둥지에 뱁새 알들과 커다란 뻐꾸기 알 하나... 다른 알들보다 먼저 알에서 깬 뻐꾸기는 어미가 먹이만 물어오길 바라면서 입을 크게 벌이고 있는 그림... 그리고 그 다음 그림은 몸집이 두배로 커버린 뻐꾸기가 아직 깨어나지 못한 알들을 등으로 힘껏 밀어서 둥지밖으로 떨어뜨리는 그림이였다. 뻐꾸기는 알을 키우는것이 귀찮아서 뱁새 둥지에 알을 낳고 도망가버린다. 그 뻐꾸기 알은 깨어나 뱁새 알들을 없애버린후, 혼자 둥지를 독차지하고 제새끼인줄 알고 있는 작은 뱁새가 날개가 닳도록 물어오는 먹이를 먹으며 자라서 결국 친부모에게로 날아가버린다.
우리 인간도 어쩌면 뱁새와 뻐꾸기처럼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살아가면서 가끔식 어린시절 그 백과사전의 그림을 떠올릴때마다 나는 뱁새도 뻐꾸기도 되지않으리라 다짐했건만, 번번히 어쩔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느껴진다. 우리의 삶은 상처와 상처가 서로 부대끼며 절망의 늪에서 희망을 꿈꾸는 머언 고행길일까...... 그 끝나지 않는 고행을 놓아버리고 가끔은 자유의 날개를 달고 하늘을 훨훨 날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