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 일기
-이길옥 -
나의 미숙한 작업으로쌓인 모래성에 해풍을 몰고 온낯선 소녀의 이야기가 줄줄이 풀려난다.그날,석양은 심히도 붉었고물새의 날개는유독 아름다운 색깔이었다.
해가 지면 또 하나 엮이는 사연모래밭은 새로운 페이지가 되고갸름한 소녀의 젖무덤같이부푼 꿈의 산실
바다는 오늘도모래밭을 허우적거리던 물새 발자국만추억으로 남긴다.파도가 오늘을 침식한다.나의 하루가짭짤한 갯바람에 절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