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라는 것은 전적으로 그것에 의존하려 할 때, 원수로 돌변해서 주인을 버린다. 사람은 잊어버리는 기술도 배워 두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기억이란 능력과 기술이기에 앞서 운명적으로 타고난다. 기억이란 가슴 아픈 일에 대해서는 후하나, 즐거웠던 일에 대해서는 인색하다. 불쾌한 일은 자연히 잊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잊으려고 애써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경에 처해 있을 때는 대뇌의 방이 크게 열린다. 마치 비탄에 지친 두뇌가 다른 모든 고뇌를 끌어안고 병적인 쾌감을 즐기는 희생 제물이 된 것처럼... 기억력을 자유자재로 훈련시켜라.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기억의 힘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끌고 갈 수 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어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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