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버지의 다리를 잡고 개새끼 건방진 자식 하며 비틀거리며 아버지의 샤쓰를 찢어발기고 아버니는 주먹을 휘둘러 그의 얼굴을 내려쳤지만 나는 보고만 있었다 그는 또 눈알을 부라리며 이 씨벌놈아 비겁한 놈아 하며 아버지의 팔을 꺾었고 아버지는 겨우 그의 모가지를 문 밖으로 밀쳐댔다 나는 보고만 있었다 그는 신발 신은 채 마루로 다시 기어올라 술병을 치켜들고 아버지를 내리 찍으려 할 때 어머니와 큰누나와 작은누나의 비명, 나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의 땀 냄새와 술 냄새를 맡으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소리 질렀다 죽여 버릴 테야 법(法)도 모르는 놈 나는 개처럼 울부짖었다 죽여버릴 테야 별은 안 보이고 갸웃이 열린 문틈으로 사람들의 얼굴이 라일락꽃처럼 반짝였다 나는 또 한 번 소리 질렀다 이 동네는 법(法)도 없는 동네냐 법 도 없어 법도 그러나 나의 팔은 죄(罪)짓기 싫어 가볍게 떨었다 근처 시장(市場)에서 바람이 비린내를 몰아왔다 문(門)열어 두어라 되돌아 올 때까지 톡, 톡, 물 듣는 소리를 지우며 아버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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