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난지 6일째 되었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아기돌보기 (아휴- 처음엔 정말 너무 힘들었다ㅠ)
엄마 쭈쭈 먹고 푹자고있는 두둥이, 이제 여유시간이 쪼금씩 늘어난다.
육아일기를 직접 쓰는것이 귀찮으면 이렇게 블로그에 남기는것도 좋은것 같다.
나중에 보고 또봐도 웃음이 나오고 잊혀지질 않으니 말이다.
하루에 수십번은 봤던 분만후기, 출산후기를 나도 쓰게 될줄이야
이제 이곳에 쓰는 마지막 글이다
2011년 11월 18일 AM 06:43
3.68kg / 남아
자연분만, 무통X, 촉진제X
<11월17일>
PM 12:00 - 아랫배가 생리통처럼 싸-하게아파왔다.
가진통인가? 하여 잽싸게 옷을 입고 집밖에 나가 동내한바퀴를 돌고 우리집 10층까지 계단으로 올라왔다.
만족스러운 운동이였다 ㅋㅋ 근데, 완전 말짱해진 나의 배- _ㅠ.. 음.. 아직이구나 싶었다.
PM 21:00 - 저녁에 오빠 퇴근하고 운동해야 한다며 또 둘이서 산책하며 걸었다. 별로 아무렇지 않았다;;
오늘은 운동을 많이해서 그런지 피곤해서 먼저 씻고 일찍 잤다.
<11월18일>
AM 01:00 - 배가 아파서 잠에서 깼다. 내가 맨날 느끼던 강한 생리통 느낌.. 마침 오빠는 샤워하고 나오고 있었다.
오빠가 나오자마자 화장실로 뛰어갔다ㅠ 밑에 뭔가가 주르륵하고 나오는 느낌이였다.
가서 확인해보니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피와섞여 뭔가가 줄줄줄 흘렀다. 양수가 터진것이다.
병원에 전화했다. 진통이 먼저 시작되었으면 5분간격으로 아플때마다 오면되는데, 양수가 먼저 터지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한다;;
갑자기 분주해진 오빠- 가방을 미리 싸놓아서 부족한것만 채워넣고 병원으로 향했다.
AM 02:10 - 병원도착.
분만대기실에 간호사가 나오더니 나를 가족 분만실로 안내해 준다.
옷을 갈아입고 항생제를 맞고, 아픈 내진을 하였다. 3cm 열렸단다. 그리고나서 제모를 하였고
관장을 하였다. 관장약을 넣고 5분 꾹 참고 화장실에 가라고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5분 참은사람 있으면 존경스럽다. 절대 절대 절대 못참겠음. 나는 1분도 못참고 화장실로 직행-;;;;;
AM 03:00 - 오빠가 가족분만실에 들어왔고, 배는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약없이 버틸 수 없었던 생리통의 경험자로 이때까지는 약없이 버티는 생리통 강도의 아픔이였다.
간격은 5분 간격으로 아팠다 괜찮았다를 반복한다.
간호사가 태동검사를 하더니 한숨 자고 일어나서 아기가 내려오도록 운동하자고 한다.
배아픈데 운동??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ㅠㅠ
AM 04:30 - 한시간이 지났다. 아.. 슬슬 진통강도가 심해진다..ㅠ 오빠가 한숨도 못자서 엄청난 진통이 있을때 옆에있으려면
한숨 자라고 했다. 진통이 심해졌지만 오빠 조금만 더 자라고, 꾹 참았다. (버틸만 했나보다;;)
AM 05:30 - 아- 한계다. 더이상 못참겠다. 침대를 긁고 몸을 미친듯이 꼬고 움직여도 미칠듯한 고통이다.
아까 자궁 3cm 열렸을때 4 ~5cm 열리면면 무통주사를 놓아 준다고 했던 간호사의 말이 생각났다.
2시간 오기로 버텼으니 4~5cm는 열렸겠지 생각하고 오빠를 깨워 나 너무 아프니 간호사한테 무통 좀 놔달라고 말해달라 했다.
간호사가 왔다. 내진을 하더니 나를 보며 "산모님, 자궁이 7cm 열렸네요"
허.... 나보고 잘 참았다며 칭찬을 하더니, 7cm열리면 무통을 맞아봐야 소용이 없다고 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놔ㅠ 미치겠다 10cm 열려야 되는데 그동안 이고통 더이상 참을 자신이 없었다.
AM 06:00 - 간호사가 또 내진을 한다. 30분 지났는데 자궁이 다 열렸다며 갑자기 분주해 진다.
내가 누워있던 침대가 갑자기 분만침대로 변신을하고 알수없는 기계들이 들어온다.
분만자세를 하고 힘을 주라고 한다. 심호흡 2번하고 숨을 최대한 깊이 들이마신 다음에 힘을 꽉!! 주라고 한다.
나 그상황에서도 ㅋㅋㅋㅋ 옆에 내손 잡아주는 오빠를 보았다. 나보다 땀을 더 흘리고있었다.ㅋㅋㅋ
정말 거대한 응가를 싸는 느낌으로 죽을 힘을 다해 힘을 줬다. 진통이 올때 힘을줘야되는데 차라리 힘주는게 덜 아팠다.
아기 머리가 보인다고 한다. 난 계속 힘을주는데 아직 의사가 오지 않아 간호사가 아기를 손으로 막는것 같은 느낌을 2번이나 느꼈다.- _-
아.. 조금 있다가 의사가 왔다. 난 운 좋게 내 담당선생님이 야간일때 와서 내 담당선생님이 아기를 받아주셨다.
회음부에 마취하고 소변줄까지ㅠ 그리고 힘 한번 주었더니 우리 두둥이가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태어났다.
펑펑 울줄알았는데.. 눈물이 안났다.. 뭔가 내가 생각했던거랑은 다르게 너무 빨리 순산한 느낌이랄까;;
나중에 엄마가 왔는데 그때는 눈물이 날것같았다. 엄마도 울것같아서 꾹 참았다.
나중에 동생이 엄마가 택시타고 오면서 눈물을 흘렸다고한다 ㅠㅠ
어쨌든 난 순산했다. 입원실에서 난 정말 쌩쌩했다. 오빠가 이렇게 멀쩡해도 되냐며 의아해 했다.
12시간 넘게 힘들어하는 산모들과 달리 4시간만 힘들어해서 그런가?
어머님이 이것도 복이라며 많이 걱정했는데 잘했다며 이쁘다고 해주셨다.
잘 태어나준 우리 두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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