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인 25살 주부입니다..
제남편은 매일 저녁부터 해뜰때까지 술을 마십니다.
술 마신상태도 안취했을때는 괜찮은데 취하면 평생 들어본적 없는
쌍욕에 손찌검에 혼자 집안 살림 다 던지고 그래요.
그릇던지는건 다반사에 냉장고 문짝까지 부술정도면 말다했지요.
연애시절엔 상상도 못했어요. 남자다운 성격에 무뚝뚝하지만
세심하게 많이 챙겨주고 신경써주던 사람이었어요.
어린나이에 시집간다고 부모님이 얼마나 반대하셨는지 몰라요.
제 나이도 나이거니와 신랑될 사람이 사람이좋고 아니고를 떠나서
직업이 변변치않고 나이가 너무 많다며 만나주지도 않으셨죠.
반년을 우긴덕에 부모님 두손두발 다드셨고 아무리 나이차이가
12살씩 나도 그집에서는 처음 장가보내는데다 홀어머니라 쓸쓸하실꺼라며
혼수며 자동차며 남부럽지 않게 해주셨어요.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아직 아기는 가질 생각을 안하고 있어요.
제가 1학기남았기때문에 가능한 미루고 있었죠. 그거에 대해
남편은 불만이 많았구요. 그래서인지 술먹는 횟수가 일주일에 2~3번이던게
6번으로 늘더라구요. 딱 하루 안마시고 넘어가네요.
한달전쯤 또 그렇게 술마시고 집에 들어오더니 ' 애가있냐 뭐가있냐
니가 시집와서 한게뭐냐. 이래서 기집년하나 잘못들어오면 집안이망한다.'
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학교때문에 그러냐고 왜 학교에 숨겨놓은
남자새끼있냐고 옷을 다 잡아째버리겠다고 가위들고가는거 말리려고
옷 잡았당겼더니 그대로 눈이 돌더니 가위로 제 눈썹부분을 찍었어요.
아픈것도 모를만큼 흥분하고 놀라있던 상황이라 눈썹에서 피가 뚝뚝 흐르는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남편눈이 돌아오더니 갑자기 겁먹은표정으로 보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왜그러나 하는데 얼굴이 따뜻한게 느껴져 화장대로 가보니 이미 얼굴 반은 피로
덮혀있고 가슴부분까지 피가흘려 내렸더군요.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원래 눈썹주위쪽이 피가 많이 나는부분이라고 하네요.
여튼 남편이 울면서 저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대학병원에가서 꼬매는데 살을 들어내고 마취주사를 놓더군요.
그상황에서도 너무 무섭고 아파서 남편을 찾는 제가 죽도록 미웠습니다.
흉터는 분명히 남을꺼고 그자리에 눈썹도 안날꺼며 찔렸던 자리가
움푹 페일꺼라는 소리를 듣자 온몸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헤어질 결심을 하고 병원을 나서는데 계속 말을 더듬는 남편얼굴이 보였어요.
헤어지자는 저를 붙잡고 다시는 술 입에 안대겠다 약속하며 하염없이 웁니다.
그래서 받아주었던게 화근이었네요. 그때 끝냈어야 했는데.
아직도 그 섬뜩한 표정에 가위로 내얼굴을 내려찍는 얼굴이 선한데
자기는 내가 당겨서 돌다가 실수로 스친것 뿐이랍니다. 끝까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믿고싶은거겠지요. 자기가 술취해서 한행동은 아무것도 기억못합니다.
한달도 채 되지않아 어제 또 술을 마시고 들어와 폭언을 하더니 스르륵 자더군요.
정말 화가 많이 났지만 너무 무서워서 가만히 뒀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갖은 애교를 부리며 해장국을 끓여달라 하기에 말없이 끓여줬어요.
끓여주기만했을뿐 무슨말을해도 못들은척 대꾸도 하지않고 다른방에있었어요.
무서워서 대들지는 못하겠고 제 나름의 반항이었죠.
그리고 오늘 저녁 밖에서 식사후 먼저 들어가보라고 하기에 왜냐고 물었더니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약속이있는데 딱 맥주한잔만 마시고 한시간안에
들어가겠다.해서 '어제 그만큼 마신거 알면 오늘은 적당히 드세요'하고 들어왔는데
5시간이 흐른후에야 들어와서 겨우 하는말이 ' 니가뭔데 술먹지마라야 이집이
니집이야? 내가술먹고 내집들어온다는데 니년이 뭔 상관이야 지랄하지말고 꺼져'
옷을 던지고 냉장고에 화풀이를 하더니 키우는 애완동물까지 못살게 굴더니
저한테 이신발년아 라는 말만 거짓하나 안보태고 딱 100번정도 하네요.
못들은척 하고 다시 옆방에 왔습니다.
코고는 소리가 들리네요. 이제 지쳐 자나봅니다. 내일 아침에는 제 동생이
이사를 한다해서 도와주러 아침8시에 가기로했는데 벌써새벽 3시반이네요.
우리만 믿고 인부도 부르지 않았다는데 철석같이 꼭 가겠다 약속한 나는
결국 또 동생에게 거짓말쟁이 언니가 될것같아요.
다른것보다 시어머니께 너무 죄송하네요. 엄마 엄마 하고 부르며 이거먹고싶어
하면 당장이라도 나가서 만들어주시고 먹는거 앞에서 보면서 흐뭇하게 웃어주시고
정말 딸처럼 하나부터 열끝까지 다 챙겨주시고 예뻐해주시고 용돈드리면 꼭 배로
돌려주시고 거절해도 몰래 가방에 넣어주신데다 만나면 항상 볼에 뽀뽀해주셨는데.
시댁에 가면 꼭 안고 잤었는데 말이예요..
어머니에게 '엄마 오빠가 술 과하게 마셔서 속상해요..' 라 말하면
'지 아빠 똑닮아서 그래. 그래도 혹시 손찌검은 안하지? 애아빠는 가끔그랬었는데..'
하며 꼭 오빠한테 전화해서 '너 또 술마시면 엄마 죽을테니까 그리 알아' 하셨는데
'그럼요 손찌검은 커녕 잠만 잘자요~' 하며 웃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제 정말 끝내려 합니다. 밤12시쯤 부모님에게도 도움을 요청했고
못난딸인지라 열번스무번 고민하다 전화해서도 다른말하며 망설이다
결국 울음이 터져나와 드린 말씀에 부모님은 그저 말해줘서 고맙다 하시네요.
그사람이 죽도록 미운건 아니예요. 아직도 술안마셨을때는 너무 고맙고
사랑하는 사람이지요. 다만 이러한 행동들은 절대 고쳐지지 않을꺼라는걸 알았고
그걸 알면서 버텨낼 자신은 조금도 없다는거죠. 잘한 결정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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