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아무 소용이 없는지 우리 남편만 그러는 건지....
얼마전에 남편이랑 말다툼한 끝에 하루 남편이 먼저 사과할 때까지 말을 안한 적이 있답니다. 아침마다 남편 출근하기 전에 셋이 같이 아침식사하고 그전에 남편 도시락까지 다 싸놓고 하니 아침이 항상 분주한데 그날 아침은 그냥 침대에 누워 가만히 있었죠.
그랬더니 눈치 빠른 34개월 딸래미 <엄마 왜그래. 아퍼? 무슨 일이야?> 그러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커피에 빵에 혼자 차려먹고 나가는 아빠를 딸 아이 혼자 배웅했습니다.
저녁때는 남편이 6시가 조금 넘어 들어왔는데 울 애는 보통 6시 30분 쯤이면 저녁먹고 8시 30분에 잠자리에 들거든요. 평상시에는 남편이 들어오면 아이가 먼저 밥을 먹고 있거나 거의 다 차려놓고 있을 땐데 식탁에도 부엌에도 아무것도 없는 것 같으니 우리끼리 먹도 다 치웠나 생각하는지 남편이 대단히 실망을 하고 딸래미 한테 아빠랑 같이 마트 같다가 올까 하고 묻더라구요.
에구 주말에 음식을 많이 해서 냉장고에 닭고기두 있고 된장찌게도 있고 반찬도 많고 과일도 다 깎아서 잘라 락앤락에 담아 일렬로 세워 놓고 밥통엔 밥도 있구만 꼭 먹기 좋은 온도로 식탁에 차려놓고 숟가락 놓아야만 먹는지......
하여튼 아직 저녁도 안 먹은 애를 마트에 데려간다는 걸 듣고 애 밥 안먹었다고 하려다가 말섞기 싫어 그냥 방에 가만히 있었답니다. 마트가 뭐 엎어지면 코 닿을 때니 금방 오겠지 했는데 밥도 안먹은 애를 8시가 되도 안데리고 오고 핸펀도 안가져 나갔더라구요.
그래서 걱정하고 있는데 8시가 되니 들어오는데 애가 거지꼴을 하고 있더라구요.
참 내..... 남편이 딸애를 무척 예뻐해서 자주 데리고 나가 놀다 오는데 제가 항상 옷이랑 신발 모자까지 다 씌워주면 그때 손 잡고 나가거든요. 근데 나가기 전에 쳐다보지도 않았더니 글쎄 속옷으로 입는 런닝을 입은 채로 나가서 이제까지 놀이터며 여기 저기 돌아다니다 왔더라구요. 우리 딸은 머리를 한번도 안 잘라 머리가 엄청 긴데 머리는 삼발을 하고 어디서 뭘 하고 놀았는지 얼굴은 시커멓고 참..... 기가 차서
더워서 그러고 나갔다는데 사촌 언니들이 있어서 물여받아 입는 옷이 정말 많거든요.
이쁜 나시들만 해도 서랍으로 한가득이구만 물론 우리 남편 그게 어디에 있는줄도 모르겠죠. 애는 노는 것도 좋지만 목마르고 허기가 져있고 어디서 뭘 했는지 얼굴이고 손이고 발이고 시커매져가지고 ..... 참....
더운데 애 머리 좀 묶어 가지고 데리고 나가지 했더니 묶어주려고 했는데 머리 어떻게 묶는지 모른답니다. 에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