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잘 봐야 되겠단 생각이 듭니다.
내 아이가 타인한테 피해 안주도록도 잘봐야 하겠고
반대로 내 아이가 남한테서 피해 안입게도 잘 봐야 하겠습니다.
어제 잠깐 한눈 파는 사이 제 큰 아들놈 한대 얻어 터질 뻔 했네요.
같은 아이들도 아닌 아이 엄마한테 말입니다.
저희 친정엄마가 마침 발견하고 저지시켜서 다행이지
같이 애 키우는 사람이 이렇게 남의 애는 먼저 패고 보나요?
소아과에서 진료를 마친 뒤 저는 둘째 아이 기저귀 갈고 아기띠 하고 있고
친정엄마는 진료비 결제하는 사이
21개월 첫째 아들놈이 근처 지 또래쯤 되는 애 한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그 애를 때린것도 밀친것도 아니고 반갑다고 살짝 손 갖다 댔는데
그 애 엄마가 제 이를 한번 밀치고는 때리려고 머리위로 손을 번쩍 드는 겁니다.
순간 저희 엄마가 너무 놀라서 "우리 애를 왜 때려요?" 이러니까
손을 얼른 내리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모르는척 하는겁니다.
주변에서 놀라 무슨 일이냐고 묻자 저희 엄마가
"뭐 안 때렸으니까 됐지만 남의 애 함부로 그렇게 때리는거 아닙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물론 저희 애가 그 집 애를 때리거나 밀치거나 그랬다면 저희가 사과해야겠죠.
그게 아니라도 병원이니 저희애한테 뭐 옮을까 걱정되어 싫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손부터 올라가기 전에 주의를 줄 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얘, 우리애 만지지 마라" 혹은 "저쪽으로 너네 엄마한테 가" 등등
어떻게 남의 애라고 잘못하면 손부터 올라가나요?
그것도 손도 엉덩이도 아니고 애 얼굴 위로 손이 가나요?
뺨이나 머리통을 후려 갈기려고 한거라 생각하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만약 위험한 상황이라면 말보다 손이 먼저 갈 수 있지만
그때 그상황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가령 뭐 무서운 속도로 뛰어서 누굴 덮칠 기세였다거나
아니면 주먹이나 발로 애를 가격하려 했다거나
손톱으로 할퀴거나 물어뜯는 행동을 했다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애를 방어하려고 그런 행동했다 여겼을 겁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도 주변에서도 다 봤는데 그런게 아니었거든요.
옆에가서 손바닥으로 살짝 만졌는데
(제 아이는 반갑다는 표현을 그런식으로 합니다)
그게 싫으면 주의를 주거나 야단을 치면 되지 꼭 때려야 하나요?
정말 제 애가 잘못을 했다면 저희 엄마가 애 왜 때리려냐고 소리쳤을때
제 애가 어쩌구 저쩌구 그래서 자기 애가 어쩌구 저쩌구 했겠죠
그게 아니니 고개 푹 숙이고 모르는척 한거 아니겠어요?
솔직히 저희 부부 남들한테 피해주는거 싫어서 적당히 엄하게 키우는 편이라
애 걷고 소리지르기 시작하면서 일반 식당에도 안가고 (룸 있어야 갑니다)
할 수 없이 일반식당 갔다가도 (여행시) 밥도 안먹고 그냥 나온적도 있고
잘못하면 항상 야단을 치거나 주의를 줍니다.
특히 애 아빠보다 제가 더 엄하게 야단을 쳐서
애가 식탁에서 까불려고 엉덩이 덜다가도 제 눈 마주치면 정자세로 앉습니다.
물론 21개월짜리 남자애가 개구진데가 아예 없다면 그게 거짓말이도 하겠죠.
하지만 저희애 겁이 많아 손도 덥썩 안데고 손가락으로 살짝 먼저 눌러보구요
그마저도 어른들이 "이놈" 이러면 얼른 손 떼고,
어떤 행동에 대해 "그러면 안돼!" 라면 울고 안합니다.
특히나 저희 부부보다 남의 말이라면 더 잘 듣구요.
아니 어떻게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애를 먼저 귓사대기나 날리고 보나요?
맞기전에 저지시켰지만 이거 뭐 겁나서 애한테 눈을 떼겠냐구요.
안 그래도 애가 지 동생 태어나서 인지 놀이방 가서 인지 요즘 계속 아파서
속이 상해서 한의원가서 한약도 짓고, 그 다음 병원 간거였는데...
만약 저희 엄마가 안봤으면 그냥 맞고 말을 못하니 이르지도 못하고
그 엄마는 모르는척 그냥 생깠겠죠.
그냥 씁쓸하네요...
차라리 철없는애들끼리 장난치고 놀다가 제 애가 맞았다면 뭐 이해하고 넘어가도
어른이 그런다는게... 이거 뭐 겁나서 애만 내 보내겠나 싶네요.
지 애만 아는 극단주의 부모있는데서 어떻게 우리 애를 키울까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