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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구두 아가씨-그노래그사연
반짝반짝별 2010-08-09     조회 : 15646


남산 오르는 빨간 구두 아가씨 소재
저음가수 남일해 취입, 1963년 첫선 보이자 크게 히트
인기곡 되자 서울시내 빨간 구두 유행…구두방도 호황


#사진1#

대중가요의 노랫말에서 많이 등장하는 게 사랑, 이별, 만남, 부모, 고향 등이다. 애정, 슬픔, 아쉬움이 뒤섞인 인간적 교감을 노래로 승화시킨 음악작품들이 많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소재가 지명이나 산, 강, 바다, 물건과 제품들이다. 옷, 구두, 우산, 스카프를 비롯한 생활용품들과 꽃, 음식들이 제목으로 된 노래들도 있다. <노란샤쓰 입은 사나이> <장미빛 스카프> <빨간 구두 아가씨> <장미와 우산> <찔레꽃> <꽃을 든 남자> 등이 그것이다.

이들 노래 중 <빨간 구두 아가씨>는 정열의 붉은 색 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여성을 소재로 삼아 만들어진 노래로 제목부터가 이색적이다.
하중희 작사, 김인배 작곡, 남일해 노래의 <빨간 구두 아가씨>는 4분의 4박자 스윙조로 멜로디가 비교적 가벼운 느낌을 준다. 마치 구두를 신고 또박또박 걸어가는 젊은 아가씨를 바로 옆에서 보는 듯하다.

이 노래가 선보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63년. 노랫말이 만들어지고 작곡된 때는 윤보선 대통령시절(1962년 3월 22일 정쟁법에 불만을 나타내고 사임)과 박정희 의장시절(1962년 3월 24일 대통령 권한대행 취임)에 걸쳐있다.

이 노래 역시 만들어진 사연이 재미있다. 작사가 하 씨는 KBS사옥이 서울시 중구 예장동 남산 중턱에 있을 때 방송국 소속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 때만해도 KBS는 국영방송사로서 기자 아나운서 PD 등이 공무원신분이었다.
전주출신으로 전북대 영문과를 수료한 하 씨는 출·퇴근 때 버스를 타거나 걷는 날이 많았다. 지금처럼 지하철이나 좌석버스, 마을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가용승용차로 회사를 오갈 형편은 아니었다. 자연히 걷는 날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출·퇴근길에 늘 오가는 안면 있는 사람들과도 호기심 속에서 자주 마주쳤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밤이었다. 하 씨가 KBS 부근 남산의 오솔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빨간 구두 아가씨를 우연히 보게 됐다. 젊고 예쁜 그 아가씨는 똑! 똑! 구두소리를 내며 앞만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남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노래가사처럼 걸어가다 한번쯤 뒤돌아 볼만도 한데 그렇지 않아 하 씨는 과연 어떤 아가씨인지 궁금했다. 밤에 앞서가는 여성을 뒤따라 걸어가는 보통의 남성들이 느끼는 순수한 감정 그대로였다.
때 마침 부근 아래마을에서 치는 교회종소리가 그런 분위기를 더욱 묘하게 만들었다. 그날 밤 미니스커트에다 빨간 하이힐까지 신은 그 아가씨는 하 씨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 씨는 사무실에 도착, 순간적으로 떠오른 느낌들을 있는 그대로 메모했다. 인상적인 빨간구두 아가씨에 대한 잔상은 꽤 오래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사는 작곡가 김인배 씨에게 전달, 멜로디가 붙여졌다.
‘솔 솔 솔 오솔길에 빨간 구두 아가씨 / 똑 똑 똑 구두 소리 어딜 가시나’ 노랫말에 나오는 단어들이 재미있다. 구두를 신고 걷는 소리를 음률에 맞춰 엮어낸 것도 감칠맛 나지만 걸어가는 아가씨의 움직임을 곁에서 보듯 빠르고 경쾌한 템포의 멜로디를 곡에 반영시킨 게 걸작이다.

작곡이 끝난 후 매혹의 저음가수 남일해가 취입, 선을 보인 노래는 인기의 날개를 달았다. 차분하면서도 굵직한 목소리가 선율을 타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남일해의 가창력과 가사, 경쾌한 멜로디에 높은 점수를 준 것이다. 게다가 트로트풍의 노래가 주류를 이뤘던 시절 스윙조 노래가 나와 한창 경제개발을 하려는 활기찬 시대흐름과도 맞아떨어져 히트할 수 있었다.

노래가 방송전파를 타면서 서울시내엔 빨간 구두를 신고 다니는 아가씨들이 많았다. 명동, 영등포, 신촌의 번화가 구두방들도 매출이 부쩍 늘어 재미를 봤다. <빨간 구두 아가씨>가 ‘굽 높은 뽀족 구두’로 불렸던 하이힐이 유행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준 셈이다.
대구출신으로 극장 노래콩클대회에 나가 특등(대상)을 받아 가수가 된 남일해는 이 노래를 불러 일약 스타가 됐다. 최희준, 박재란, 박형준, 위키리, 이미자, 현미, 한명숙 등 미8군을 드나들던 동료가수들과 더불어 상승주가를 탔다.

2002년 멀리 있는 친구를 그리는 <안부> 노래취입을 했던 남일해는 2003년 11월 신곡 <못다한 사랑>을 발표, 홍보중이다. <못다한 사랑>의 CD가 발매되자 노래를 들은 올드팬들이 ‘다소 외설적인 사랑의 느낌이 든다’며 음반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2004년엔 세종문화회관에서의 대형콘서트를 추진중인 남일해는 자신이 취입했던 영화주제가 <맨말로 뛰어라> 노랫말처럼 빠른 템포의 노래를 부르는 자녀 같은 신세대가수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노익장을 과시하며 열심히 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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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60년대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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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영혼 | 추천 0 | 08.13  
좋은 자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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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 추천 0 | 08.11  
귀한 자료 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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