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 뷔 시 절
우리 연극 초창기의 원로였던 고 박진선생의 회고록에 이런 에피소드가 있다.
동양극장 연출부장시절 한 청년이 찾아와 연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청년은 시기키도 않았는데 청소는 물론 잔심부름을 도맡아 했다.
박진씨가 드디어 그를 무대에 세웠다.
무슨 사극인가에서 대사도 한마디없이 상대방의 칼을 맞고 죽는 역이었다.
그러나 그 청년은 천신만고끝에 처음 무대에 섰는데 한칼에 쓰러지긴 너무 아쉬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몇번이나 다시 일어나 칼싸움을 계속했다. 연극이 엉망이 돼 버렸다.
막 이 내리고 호된 꾸지람을 들은 것은 물론이다. 명우 김승호씨의 데뷔시절 이야기다.
-어느 신문 사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