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발진 때문에 고민인 칠순 어머니를 모시고 동네 피부과의원과 종합병원을 누빈 40대 아들 A씨. 뚜렷한 원인을 알기 어려워 난감한 상황을 친척 모임에서 털어놓자 외숙부의 반응이 한결 같다. 무조건 더 큰 병원으로 모시라는 것이다.
실제 50대 이상 10명 중 4명은 아픈 부모를 큰 병원에 모시는 것을 효도의 척도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우리사회의 단면이 담긴 이러한 결과는 25일 라이프케어 멤버십 업체 '전성기'가 50세 이상 5백명을 설문조사해서 나왔다.
조사결과를 보면 '부모가 아플 때 유명 대형병원으로 모시는 게 효도인가'라는 질문에 44%가 '그렇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는 답변(42%)보다 많았다.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배우자(38%)와 동행하기를 가장 선호했고, 자식 중에서는 아들(11%)보다 딸(17%)과 가길 원했다.
50대 이상은 병원에서 의사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녹록치 않았다. 응답자들은 생소한 의학용어(35%)와 대기 환자가 많아 되묻기 어려운 환경(20%) 때문에 진료 시 의료진의 설명을 어려워했고, 의사 앞에서 이유 없이 긴장하거나(17%) 진료 결과에 대한 불안감(17%) 때문에 의료진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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