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보쌈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에 파와 홍갓 · 미나리 · 생새우 등을 버무려 만든 소를 장미꽃 모양으로 채워 넣고, 낙지와 명태 · 새우 등을 고명으로 얹은 후 배춧잎을 오므려 감싼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내림 김치다.
국가 > 지역 | 한국 > 경기도 > 의정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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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발효 음식 > 김치류 > 보쌈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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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및 먹는 방법 | 낙지와 명태, 새우 등 화려한 고명을 올린 보쌈김치는 장기간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담근 지 10일에서 15일 정도 지나면 꺼내 먹는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고급 김치로 주로 귀한 손님상에 올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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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배추, 무, 대파, 쪽파, 홍갓, 미나리, 배, 사과, 밤, 마른 오징어, 마른 북어채, 생새우, 굴, 낙지, 명태, 천일염, 고춧가루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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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 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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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인물 | 김인순 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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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시기 | 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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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음식 | 쌈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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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쌈김치
1) 음식명의 정의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는 홍갓 · 미나리 · 마른오징어 · 북어채 · 생새우 등을 버무려 소를 만들고, 소금에 절인 배추에 장미꽃 모양으로 소를 채워 넣은 후 낙지와 명태 · 새우 등을 고명으로 얹어 배춧잎을 오므려 감싸는 방법으로 만드는 김치이다. 굴과 낙지, 명태, 새우 등 귀한 해산물을 듬뿍 넣은 고급 김치로 주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상에 올렸다. 보쌈김치는 입동이 지난 겨울에 짧은 기간 동안 먹는 김치로, 담근 지 10일에서 15일 정도 지나면 꺼내어 먹는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 보쌈김치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는 모양뿐 아니라 속에 들어가는 재료도 화려하다.
2) 음식명의 유래와 변천 과정
(1) 음식명의 유래
보쌈김치는 절인 배추에 각종 채소와 해물을 푸짐하게 넣고 싸서 담근 것으로 궁궐이나 개성의 상류층에서 만들어 먹던 고급 김치로 통한다. <통김치 탄생의 역사>라는 책에 따르면 1900년대 초반까지는 명칭에 대해 통일성 있게 정리된 것이 없어서, 초창기에는 봇짐을 싼 것 같다는 의미에서 보찜김치 또는 보싼김치, 쌈김치 등으로 다양하게 불렸다고 한다.
이후 조리서에서는 점차 쌈김치, 보쌈김치라는 명칭으로 통용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예부터 우리나라 풍속에 전해지는 ‘보쌈하다’라는 말은 좀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지는데, 이는 남자를 보에 싸서 잡아다가 딸과 함께 재운 후 남자를 죽이고 과부가 될 액운을 면하게 한 다음 다른 곳으로 시집보내던 것을 지칭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품학자들은 ‘보쌈김치’를 쌈김치, 보김치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음식명의 변천 과정
보쌈김치를 의미하는 쌈김치 만드는 법이 소개된 것은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朝鮮料理製法)> 1934년판이다. 이보다 앞선 조선일보 1924년 11월 6일~8일자에 조선왕조 전선사(典膳司) 장선(掌膳)으로 근무했던 안순환(1871년∼1942년)이 궁중식 쌈김치 만드는 법을 소개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쌈김치는 대궐 안에서 시작된 김치 조리법으로 귀한 재료가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오래 걸려 보통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웠으며 궁내 출입하는 대신들 집이나 음식점인 식도원 외에는 보기 힘든 음식이라고 하였다.
언젠가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넉넉한 집안의 80대 노부인이 김인순 종부가 담근 보쌈김치를 맛보고는 “어릴 적에 먹어 봤던 바로 그 김치”라며 반가워했다고 한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내림 음식인 보쌈김치가 서울, 경기, 황해도 일대 양반가나 잘사는 집에서 담가 먹던 음식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일화이다.
쌈김치가 개성이나 서울 지방의 김치로 알려진 데는 주재료인 통배추의 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조선 땅에서 결구형 배추인 서울배추와 개성배추가 재배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이후이다. 북쪽 지방에서는 개성배추를, 서울 이남에서는 서울배추를 재배하였으며, 재배 면적이 넓은 서울배추의 출하량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두고 조선배추라는 별칭이 붙었다. 서울 지역, 특히 현재의 혜화동 근방인 훈련원의 배추 품질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는 다산 정약용(1762년~1836년)의 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菘葉新畦割半庭(숭엽신휴할반정) 마당을 절반 떼어 배추를 심었는데
苦遭蟲蝕穴星星(고조충식혈성성) 벌레가 갉아 먹어 구멍이 숭숭 났네
那將訓鍊臺前法(나장훈련대전법) 어찌하면 훈련대 앞 가꾸는 법 배워다가
恰見芭蕉一樣靑(흡견파초일양청) 파초 같은 배추 잎을 볼 수가 있을까
서울배추도 훈련원(訓鍊院) 밭의 것이 가장 좋음.
<다산시문집> 제4권 장기농가(長鬐農歌)서울배추와 비교해 개성배추는 키만 크지 속은 부실하여 통김치의 재료로 적합하지 않았으나 쌈김치를 만들 때는 적합하다. 겉잎은 따로 떼어 겉싸개로 사용하고, 가운데 가늘고 긴 잎은 잘게 썰어 다른 재료와 혼합한 뒤 겉잎으로 감싸면 된다.
잘게 자른 배추와 다른 소 재료를 모두 혼합해서 만드는 일반적인 보쌈김치와 달리,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는 배춧잎을 꽃잎처럼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에 통김치처럼 양념소를 박아 만든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는 맛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종가 음식의 품격까지 담아낸 정성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3)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 보쌈김치의 특징
보쌈김치는 여러 가지 재료를 따로 장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양반 계층이나 담가 먹을 수 있는 별미 김치였다. 개성 지방의 향토 음식인 보쌈김치는 개성 인근 지역인 황해도 일대와 근기(近畿) 지방 양반가나 부유한 집안으로 전파되었고 이 종가에서도 이 가문만의 특색 있는 조리법을 가미하여 내림 음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김인순 종부는 고향이 황해도인 친정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맛과 형태가 화려한 보쌈김치를 자주 접해 보았기 때문에 시집온 뒤에도 시어머니께서 가르쳐 주신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를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두 집안의 보쌈김치 만드는 방법의 차이점은 친정의 보쌈김치에는 낙지를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에서는 김장철에 배추김치와 보쌈김치를 함께 담가 먹는데, 배추김치가 익기 전 짧은 기간 동안 두고 먹는다. 보쌈김치는 담근 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익기 시작하고, 한 달이 넘으면 물러지기 때문에 한 달 이내에 먹어야 한다. 갖은 고명이 들어가는 화려한 보쌈김치는 주로 귀한 손님상이나 생일상에 올렸던 김치라고 한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는 정성을 많이 들이는 고급 김치로, 전날 미리 소 재료를 준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 다음 날도 손으로 일일이 전날 만들어 둔 소를 넣고 보쌈을 싸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린다. 해산물은 김장을 하기 전에 강화 인근의 대명포구에 가서 구입한다. 젓갈은 미리 산지에서 구입하거나 배송 받아 사용한다.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가지만 무를 넉넉히 넣어 전혀 비리지 않고 시원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보쌈김치는 소를 모두 한데 버무려서 감싸는데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에서는 따로 속을 채워 넣는 점이 독특하다. 장미꽃처럼 펼쳐지는 종가의 보쌈김치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은 상큼하면서 톡 쏘는 맛과 모양까지 화려한 김치를 보면서 다들 놀란다고 한다.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해에 김인순 종부는 건강이 악화되어 방법을 조금 간소화하고자 양념소를 한데 버무린 뒤 보쌈김치를 담가 보았으나 본연의 그 맛이 나지 않아 다음 해부터 다시 시어머니께 배운 옛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게 되었다.
김인순 종부의 시어머니는 보쌈김치용 배추는 개성배추를 사용했다. 원래 조선배추는 개성배추와 서울배추 두 가지 품종을 통칭하는 표현인데 이 종가에서는 개성배추를 ‘조선배추’라고 칭한다.
조선배추는 1800년대 말 한반도에서 육종에 성공하여 그 맛으로 중국의 호(胡)배추를 제치고 명성을 떨쳤는데 그중에서도 개성배추는 서울배추에 비해 속이 성글고 길이가 길어 보쌈김치에 더 적합하였다.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에서도 개성배추가 속이 빽빽하지 않고 통이 크지 않으면서 배춧잎이 길어 채를 많이 썰 수 있고 속을 채우기 좋기 때문에 오래도록 보쌈김치용으로 개성배추를 사용해 왔다고 한다. 특히나 호배추는 속이 훨씬 더 빽빽하면서 배춧잎이 짧아 채를 많이 썰 수 없으며 빨리 물러지기에 보쌈김치로 사용하기 적합하지 않다. 그래서 김인순 종부는 시어머니처럼 개성배추 씨를 보관하지 않았던 것을 아쉬워한다. 다행히 지인 중 개성배추를 재배하는 이가 있어 그곳에서 구입하지만, 예전 시어머니 때 사용했던 개성배추와 동일하지 않다고 한다.
4)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 보쌈김치 재료와 만드는 법
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의 보쌈김치는 소금에 절인 배추에 파와 홍갓, 미나리, 생새우 등을 버무려 만든 소를 장미꽃 모양으로 채워 넣고 낙지와 명태, 새우 등을 고명으로 얹은 후 오므려 감싼다.
(1) 보쌈김치 재료 (절인 배추 845g 기준)
* 평소에는 홍갓을 사용하나, 계절상 홍갓을 구할 수 없어 청갓으로 만들었다.
보쌈김치 재료의정부 반남 박씨 종가 보쌈김치에는 낙지와 명태, 새우, 굴 등의 해산물이 푸짐하게 들어간다.
구분 | 재료명 | 사용량 |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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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 | 절인 배추 | 845 | g |
무 | 300 | g |
천일염 | 25 | g |
물 | 3,000 | g |
소 재료 | 대파 | 30 | g |
쪽파 | 95 | g |
홍갓 | 115 | g |
미나리 | 150 | g |
배 | 150 | g |
사과 | 70 | g |
밤 | 65 | g |
마른오징어 | 20 | g |
마른북어채 | 15 | g |
채 썬 생강 | 10 | g |
다진 생강 | 15 | g |
채 썬 마늘 | 25 | g |
다진 마늘 | 10 | g |
고운 고춧가루 | 70 | g |
찹쌀풀 | 415 | g |
생새우 | 25 | g |
새우젓 | 80 | g |
천일염 | 15 | g |
고명 재료 | 무 | 20 | g |
사과 | 20 | g |
배 | 30 | g |
대파 | 10 | g |
쪽파 | 135 | g |
홍갓 | 55 | g |
새우(중하) | 55 | g |
굴 | 115 | g |
낙지 | 35 | g |
명태 | 50 | g |
실고추 | 2 | g |
잣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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