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 나이어도 고지혈증이 있다면 심혈관질환·사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이희선·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형관 교수팀은 2009~2014년 국가 건강검진자 중 20~39세 성인 568만8055명을 조사했다. 이들에게서 고지혈증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7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 중 총 3만330명에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이 생겼다. 그중 고지혈증 환자는 정상군보다 위험도가 1.7배 높았는데, 특히 뇌졸중 발생률은 1.8배, 심근경색 발생률은 2.2배 높게 나타났다.
◇중성지방 높은 고지혈증…高위험군?
연구팀은 혈액 지방질을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로 구분해 그 수치를 순서대로 나눠 각각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높을수록, HDL콜레스테롤은 낮을수록 심혈관질환이 잘 발생했다. 총콜레스테롤이 가장 높은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이 2.0배, 1.6배 증가했다. 특히 중성지방은 가장 높은 그룹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위험도가 모두 2.5배 증가했다.
고지혈증과 심혈관계 질환 사이 연관성은 잘 알려졌지만 젊은 연령 대상 연구는 드물었다. 이번 연구로 젊은 성인층도 고지혈증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의 발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중성지방이 젊은 성인층의 심혈관질환의 매우 강력한 위험인자임이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제공 2018년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의 고지혈증 유병률은 남자 20.9%, 여자 21.4%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젊은 성인도 혈액 검사를 통해 고지혈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희선 교수는 “젊은층은 약물 치료에 소극적이고, 고지혈증과 중성지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젊더라도 고지혈증으로 진단받으면 식이 운동 등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하고, 필요 시 의사 권고에 따라 약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순환기내과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에서 발간하는 ‘유럽 예방심장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중성지방은 식단 조절이 중요하다. 지나친 당분과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특히 술은 중성지방 농도를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이므로 절주는 필수다. 이희선 교수는 “이외에도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고, 충분한 양의 식이 섬유를 섭취하며 과식이나 잦은 간식 섭취를 줄여 표준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