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두 가지 길
부자가 되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내가 가진 능력이다. 다른 사람이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나의 능력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면 그 사람은 그 대가로 나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 지금은 이것이 모두 돈으로 통하지만 말이다.
이 돈을 모아서 나는 부자가 될 수 있다. 직장에 다기거나 사업을 하여 돈을 버는 것이 모두 여기에 들어간다.
다른 한 가지는 우연히 길을 가다 금 덩어리를 주어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부자가 되고 싶어할까? 첫번째 방법? 두 번째 방법?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첫번째 방법이 좋다. 그러나 이것도 간단하지 않다. 어느 한 사람이 원하는 것을 주려고 열 사람이 줄을 서는 경우도 있다. 이때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은 주고 내가 돈을 벌 가능성은 매우 낮다.
나는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다른 사람보다 질이 더 좋거나 또는 더 싸게 줄 수 있어야 한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지만 나도 줄 수 없고, 다른 아무도 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사람들이 자장면을 좋아할 것 같아서 자장면을 준비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짬뽕을 좋아하는 바람에 내가 준비한 것으로 돈을 벌지 못할 수도 있다. 자장면을 준비하느라 오히려 비용이 들어가서 손해만 볼 수도 있다.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할 것인지 신경을 쓰고 있어야 하고, 나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누군가보다 더 싸게 그리고 더 질이 좋은 것을 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돈을 벌기만 한다면 이런 노력쯤이야 아무것도 아니다. 또 그런 노력을 하는 것이 때로는 재미있기도 하다.
언제나 길가에 떨어진 금 덩어리를 주우려 다니던 친구가 어느날 비싸보이는 옷을 입고 고급스러운 자동차를 타고 나를 찾아왔다. 드디어 금 덩어리를 주웠다고 한다. 그리고는 나를 비싼 음식점으로 데리고 가서 그 동안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면서 온갖 모양을 다 잡았다.
은행에서 5억원을 빌리고 자기가 가진 5억원을 합쳐서 10억원의 집을 샀는데 그것이 1년 만에 배가 올라 20억원에 팔고 은행에서 빌린 5억원을 갚고 나니 15억원의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10억원 하던 집값이 어떻게 20억원이 되었을까? 그 집에 살면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그 집 주변에 중요한 공공시설과 문화시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그 집에 살면 사람이 갑자기 부티가 나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받기도 한다고 한다. 그 동네에 부자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집의 값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도 한다.
이런 소문을 듣고 사람들이 그 집을 사려고 줄서기를 할 때 나의 친구는 얼른 맨 앞줄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그 줄의 뒤쪽에 선 사람에게 더 높은 값에 다시 넘겼다고 한다. 내 친구는 이번의 경험을 이용하여 이와 비슷한 또 다른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약간은 붉은 얼굴로 말했다.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것이 눈에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다른 사람에게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 대가로 부자가 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가치를 보태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이 자신이 갖고 있던 자산의 가격이 그냥 올라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를 보태서 번 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 가치의 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가치와는 상관없이 그냥 우연히 또는 일시적으로 또는 심리적 요인으로 값이 올라간 자산은 가격이 올라갈 때 별 이유없이 올라간 것처럼 떨어질 때도 별 이유없이 쉽게 떨어진다.
여기서 말하는 자산이란 반드시 부동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 즉 가치 있는 것을 주는 능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어떤 경우는 주로 손발에서 나오고 어떤 경우는 주로 머리에서 나오고, 또 어떤 경우는 건물, 회사 또는 가게와 같은 자산의 형태를 띄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자산의 가격은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채권이든…심지어는 인간 자산이든 그 자산이 앞으로 만들어 낼 가치의 크기와 안전한 정도에 따라서 가격이 정해진다.
즉 그 자산을 가진 사람에게 그 자산이 앞으로 줄 수 있는 수익=이익의 크기와 그것의 안전한 정도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것이 원칙이다. 최소한 경제 영역에서의 원칙이다.
만약 그것이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앞으로 만들어 낼 가치의 크기와 안전한 정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막연하게 앞으로 값이 올라갈 것으로 믿고 돈이 몰린다면 이것을 두고 우리는 <투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진 높은 가격을 <거품>이라고 한다. 이와는 달리 그 자산이 앞으로 만들어 낼 가치의 크기와 안전한 정도에 비해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아주 싼 경우, 이런 자산을 사는 것을 <투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특별히 가치투자라고 부른다.
가치투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식 투자란 주식 즉 기업이라는 자산이 갖는 <가치>와 그 가치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사이의 싸움이다. 마치 산책을 나선 개가 주인의 주위를 돌듯이 주식 가격은 기업 가치의 주위를 돈다.
그러나 다른 점은 개는 결국 주인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지만 주식의 가격은 기업의 가치가 어디로 갈지 잘 알지 못한다.
시장의 가격은 거의 대부분 기업의 미래 실적을 반영하여 움직인다. 즉 주식 가격은 실제 기업 실적은 모르는 상태에서 “기업의 미래 모습이 이럴 것이다” 하는 예상아래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시장의 가격은 기업의 실제 실적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너무 앞서나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중에서 가격이 가치보다 지나치게 높은 것을 우리는 거품이라고 부른다.
주식투자에서 거품이 발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처음에는 주식투자에서 약간의 돈을 버는 것에도 만족한다. 그러나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 서서히 욕심이 생긴다. 올라가던 주가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처음에는 조금만 투자했는데 주가가 별로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올라가자 이번에는 한번에 떼돈을 벌고 싶어진다.
그래서 자기돈 만이 아니고 빌려서까지 투자한다. 자연히 분산투자를 잊어버리고 한 두 회사에 집중해서 투자하게 된다.
물론 이렇게 해서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번 돈은 물론 빌린 돈까지 모두 잃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번 돈은 자신의 능력 또는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가치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넘어서서 번 돈이므로 쉽게 잃을 수도 있는 돈이다. 대다수의 투자가들이 이런 욕심을 부릴 때 바로 그때 주식시장에는 가격의 폭락이 찾아온다. 지나치게 앞서가던 가격이 자신의 주인인 가치를 찾아서 되돌아 오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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