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13일.
포르투를 떠나는 날이다.
우리방의 모두가 포르투를 떠난다.
한국인 여자애는 어학연수 중인 영국으로 돌아가고
독일인 남자애 2명은 포르투갈의 또 다른 도시인 코임브라로 떠난다.
그리고 나는 리스본으로.
나와 한국인 여자애가 더 일찍 일어났지만
체크 아웃은 독일 애들이 먼저 했다. 옷을 엄청나게 가져와 하루 2벌씩 갈아입던 그들은
그 많은 옷을 캐리어 안에 차곡차곡 쌓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리스본으로 가는 방법은 고속 버스와 기차...이렇게 두 가지가 있는데
기차의 경우 한 번 갈아타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고속 버스를 주로 선택하는 듯 했다.
그러나 나는 고속 버스를 타는 곳을 찾기도 귀찮았고(캐리어 들고 이 언덕 도시를 헤매면 완전 낭패),
상벤투 역이 저리도 가까이 있는데 활용을 안하기도 아까웠고,
책도 읽고 글도 쓰는 등 다른 활동이 가능한 기차를 원래 더 선호해서!
그냥 무조건 상벤투 역으로 갔다.
그리고 이 선택은 완전 잘한 선택이었다.
상벤투역에서 리스본으로 가는 표를 달라고 하면
갈아타는 역과 시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상벤투에서 출발하는 아무 전철이나 타고
정말 딱 한 정거장만 가서 리스본으로 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된다.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전혀 힘들이지 않고 다닐 수 있다.
기차는 지정좌석이라 표에 있는 열차 칸 번호와 좌석 번호를 따라 타야하며,
토요일인 탓도 있었겠지만 사람이 꽉 차서 가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앉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난 캐리어 때문에 옆에 사람이 앉으면 곤란한 상황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내 옆은 아무도 앉지 않았다.
리스본까지 3시간 30분동안 여러 개의 역을 거치며 정차했는데도 말이다.
포르투에서 출발한 기차는 산타 아폴로니아 역에 도착한다.
아마 다른 지역에서 출발에도 이 역으로 들어올 것이다.
기차 역과 지하철 역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역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면 되며
내가 예약한 호스텔인 리빙 라운지 호스텔은 지하철로 2정거장이었다.
바이사-시아두 역에서 내려 역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 숙소까지는 고작 20미터.
포르투 숙소에서 상벤투 역까지 캐리어를 끌고 언덕길을 올라갔던 것을 빼고는
힘 한 번 안들이고,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