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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중 지뢰 밟았는데 공상?" 사과 없는 보훈처
째째 2019-09-18     조회 : 258
만 20살 나이에 부사관으로 입대해서 1년 5개월 만에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지뢰를 밟았습니다.

목함지뢰 사건의 주인공 하재헌 전 중사 이야기인데요.

작전 중 북한군 지뢰에 두 다리를 잃었지만, '전상' 대신 '공상'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다쳐 국가 유공자가 될 때 '전상'과 '공상'으로 나뉩니다.

'전상'은 말 그대로 전투에 준하는 상황, '그리고 공상'은 그 외 훈련이나 공무 과정에서 다친 겁니다.

예를 들어 눈을 치우는 제설작업을 하다가 다쳤다, 또는 기지 외곽 철책을 고치다 다쳤다, 이러면 공상이겠죠.

그런데 수색 작전 중에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를 밟은 것을 공상으로 볼 수 있을까요?

한 달 전쯤 보훈처는 전화로 하 전 중사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하재헌 / 목함지뢰 피해자(예비역 육군 중사) : 처음으로 군대 간 걸 후회했었거든요. 어머니,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일도 다 그만두셨어요. 저 병간호 하시느라고…. 직장도 다 잃으시고 그랬는데 이렇게 지금 명예까지 빼앗아 가려고 하니까 부모님은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그런 부모님을 보는 저는 얼마나 참담하고….]

규정이 어떻길래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요?

육군은 적이 설치한 위험물이나 위험물을 없애려다 다친 사람은 전상자로 분류한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반면 보훈처는 육군과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전상으로 인정할 조항이 법령에 없다는 걸 이유로 들면서, 그동안 군대에서 발생한 지뢰 사고 대부분도 '공상'이었다는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기사화되자 일각에서는 돈 때문이 아니냐, 이런 다소 안타까운 댓글도 달렸습니다.

돈 때문이라면 대우가 크게 달라야겠죠?

하지만 공상과 전상의 유공자 대우는 거의 똑같습니다.

한 달에 3~5만 원 남짓 연금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하재헌 / 목함지뢰 피해자(예비역 육군 중사) : 혜택 이런 건 똑같은데 차이 난다고 하면 금액이 5만 원 정도 차이 나요. 누가 그 5만 원 더 받자고 이렇게까지 일을 크게 만들 필요는 없는 거잖아요. 전상이냐 공상이냐는 저의 명예에 달린 거니까….]

정치권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보훈처는 심의를 다시 하고 관련 법령 개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하 전 중사에게는 사과나 별다른 연락이 없었습니다.

[하재헌 / 목함지뢰 피해자(예비역 육군 중사) : 보훈처에서 일단 저한테 연락 온 것은 없고요. 그때 방송국 통해서 자기들이 내보낸 것만 봤어요. 큰 상처를 입었던 사람들이잖아요. 국가를 위해 희생하다가, 그런 사람들에게 또 상처를 주는 건 진짜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 전 중사는 지난 1월 전역했습니다.

안정적인 장기복무를 포기한 건 패럴림픽 조정 선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훌훌 털고 인생 제2막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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