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 모 씨가 과거 경찰 조사를 받고도 풀려났던 게 세 차례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살인사건이 잇따르던 당시 이 씨가 남의 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가 유죄판결을 받았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 모 씨가 처음 용의 선상에 오른 것은 6번째 피해자가 발생한 지 두 달 뒤인 1987년 7월쯤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동네 주민이 화성 사건 발생 한 달 전인 1986년 8월쯤 있었던 성폭행 사건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수법이 비슷하다며 용의자로 이 씨의 인상착의를 말한 겁니다. 경찰은 즉각 성폭행 사건과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 씨를 조사했지만, 혐의 입증에는 실패했습니다. 이후 이 씨는 1988년 말 8차 사건, 1990년 초 여고생 성폭행 사건 때도 용의자로 지목되는 등 모두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또 살인 사건이 한창이던 1989년 9월에는 흉기를 들고 수원의 한 집에 들어갔다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구속수감까지 됐는데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수사팀은 이 씨가 4차, 5차 사건의 용의자 혈액형인 B형과 달라 결국 용의 선상에서 배제했다고 기억했습니다. ['용의자 이 씨' 담당 형사 : (혈액형) B형이 아니면 거의 배제했던 것 같아요. (이 씨에 대해) 심증은 갔었는데, (혈액형이 달라) 배제했던 거죠.] 경찰은 이에 따라 이 씨가 1986년 군 제대 후 1994년 1월 처제를 살해하기까지 화성과 수원, 청주 등에서 발생한 유사 범죄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26일)도 이 씨를 대면조사하고, 버스 안내원 등 목격자 2명을 상대로 30년 전 기억을 끌어내기 위해 법 최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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