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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안영미 눈물, 슬퍼도 웃어야 하는 '희극인의 무게' [TV와치]
놀히타리 2020-11-12     조회 : 854

[뉴스엔 이해정 기자]

'라디오스타' 안영미가 故 박지선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11월 11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명품 보컬 4인방 이적, 폴킴, 정인, 샤이니 키와 함께하는 '가수라 다행이다'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정인은 아기를 위해 부르는 자장가를 선보였다. 꿈에서는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고 무서운 호랑이가 나타나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사가 담긴 감미로운 노래에 스튜디오가 감동으로 물들었다.

특히 안영미가 눈물을 보였다. 정인은 안영미 눈물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다시 흥을 돋우기 위해 노력했다. 김구라도 "친구 생각이 나면 그럴 수 있다"며 절친했던 박지선을 떠올리는 안영미를 위로했다.

안영미는 눈물을 흘리기 전부터 퉁퉁 부은 눈으로 방송에 임해 우려 섞인 시선을 모았다. 지난 11월 2일 라디오 생방송 도중 박지선 비보를 접했던 안영미는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번 '라디오스타' 녹화는 박지선이 세상을 떠난 지 이틀 만인 지난 11월 4일 진행된 것으로 안영미가 아직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모습이 충분히 이해됐다.

그럼에도 안영미는 '라디오스타' 녹화에 씩씩하게 임했다. 상하의 전체 검은 옷을 착용한 것 빼고는 다른 날들과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었다. 리액션도 밝았고 거침없는 애드리브도 서슴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안영미는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희극인 본분에 최선을 다했다.

안영미뿐이 아니다. 박지선을 보내고 수많은 희극인 동료들이 몸을 겨누기 힘든 고통과 슬픔에 빠졌지만 방송에서는 다시 웃어 보이려고 노력했다. 오히려 시청자들이 그들을 걱정할 정도로 희극인들은 개인적 아픔보다 시청자들을 웃겨야 한다는 직업 정신을 더 우선했다.

아름답고 대단한 모습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겉으로 보이는 직업, 그중에서도 스스로 망가져서라도 웃음을 선사해야 하는 직업. 그렇기에 자신이 지닌 슬픔과 고통은 티 내기 힘든 직업. 유명을 달리하기 전까지도 '멋쟁이 희극인'으로 최선을 다했던 박지선 모습에서,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감춘 채 웃음 짓는 안영미 모습에서 그 막중한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람은 언제나 일보다 우선 되어야 한다. 희극인이기 전에 사람으로서 슬픔과 고통을 숨기지 않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아플 땐 아파해야 하고 슬픈 땐 눈물 흘려야 한다.

지금도 수많은 희극인들이 잊히지 않는 비극에 숨죽여 눈물 흘리고 있을지 모른다. 우리에게 항상 웃음만 줬던 희극인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이 마음 놓고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할 때가 아닐까.

(사진=MBC '라디오스타' 캡처)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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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인 아무나 하는거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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