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해정 기자]

그룹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연예인들의 논란과 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와중에 유노윤호에 대해서는 놀랍도록 여론이 잠잠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유노윤호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한 음식점에서 거리두기 2단계 수도권 영업제한 시간인 오후 10시를 넘겨 자정까지 모임을 가지다 적발됐다.

이에 유노윤호는 지난 3월 9일 개인 SNS에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됐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스스로에게도 화가 나고,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많은 분께서도 화가 나고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 같다. 좀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잘못된 행동을 한 점 너무나 후회가 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반성했다.

여론은 여느 연예인 논란 때와는 180도 달랐다. 댓글만 살펴봐도 "유노윤호가 더 괴로워하고 있을 듯", "빠르게 사과하는 자세 마음에 든다", "다음부턴 그러지 않길" 등 온화한 반응이 대다수다. 그간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긴 연예인들은 보통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아야 했는데 왜 유노윤호에게만 이토록 너그러운 걸까.

가장 주된 이유는 유노윤호의 평소 바른 행실이 대중에 잘 알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노윤호는 '까도 까도 미다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유노윤호는 데뷔 18년 차 가수이지만 흔한 구설수 하나 없으며 기부와 선행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유노윤호는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향 광주에 마스크 5만장을 기부했으며,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고통받던 대구에는 3000만원을 쾌척했다. 이외에도 모교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생일에는 출연료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등 아름다운 선행을 이어왔다. 여기에 유노윤호는 매사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열정 만수르'라는 별명까지 보유하고 있다.

물론 과거 행실이 현재의 잘못된 행동을 덮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오늘(10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대 후반을 기록하기도 했다. 엄중한 코로나19 사태에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것은 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일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유노윤호에게 거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지 않는 건 대중이 연예인 인성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연예인을 둘러싼 학폭 논란에 아이돌 그룹 내부 따돌림 의혹까지 불거지며 연예계는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됐다. 외모가 출중하고 실력이 훌륭하던 연예인이 하루아침에 부적절한 행실로 추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유노윤호는 중학교 재학 시절 학교 폭력 피해자를 구해준 미담이 공개된 바 있다. 윤호윤호가 학폭으로 자퇴까지 고민하던 피해자에게 "누가 그랬냐? 내가 혼내줄까?"라고 한 마디 걸어줬다는 것. 소위 말해 잘나가는 연예인들이 학폭 폭로글에 숨죽이고 있을 때 유노윤호는 미담이 전해진 것이다. 연이은 학폭 논란에 분노하던 대중은 자연스럽게 유노윤호에 마음을 열 수밖에 없었다.

유노윤호의 방역 수칙 위반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여론이 왜 유노윤호에 대해서는 다소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예인은 더 이상 외모와 인기만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대중은 예쁘고 잘생긴 연예인에 환호하지만 지속적으로 지지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유노윤호를 보면 왜 그에게는 '까방권'(까임방지권)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있다. 대중이 '유노윤호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된 데에는 지난 17년의 활동 이력이 있다. 17년 동안 바르게 산 유노윤호의 과오이기에 대중이 '실수'라고 부를 수 있는 것 아닐까.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기에 엄중한 잣대로 인성을 평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숱한 구설수로 자숙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인성이 연예인 생명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가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좋은 연예인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은 이제 그에 앞서 좋은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슷한 논란 사이에서도 유노윤호에게만 '까방권'이 허용되는 이유. 좋은 인성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사진=뉴스엔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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