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세에 특별방역기간인데…학교측 "방역 노력에도 일부 미흡"
(안양=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가수 비가 모교를 방문해 영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학생 수십 명이 몰리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수 비는 지난 20일 모교인 경기 안양예술고를 찾아 후배들과 학교를 둘러보고 대화하는 내용의 유튜브 채널 '시즌비시즌' 콘텐츠 영상을 촬영했다. 지난 20일 가수 비가 방문한 경기 안양예고 정문.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당시 비는 점심시간 전 학교에 도착해 학생회 학생 3명과 학교를 둘러봤고, 함께 급식 식사하는 모습 등을 영상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은 오후 4∼5시쯤 종료됐다.
학교 측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했다고 밝혔으나, 감염병 대응 지침에 따라 외부인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학교에 유명인사를 방과 후도 아닌 정규수업 시간 중 불러 촬영한 것은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구나 학생들이 비를 보기 위해 복도에 몰리면서 한때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경기 안양예고에 가수 비가 방문하자, 이를 보기 위해 복도로 몰린 학생들의 모습.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학생(파란 원)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연합뉴스가 입수한 당시 모습이 촬영된 영상을 보면, 복도에 학생 20∼30여명이 다닥다닥 붙어 교무실 안쪽을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 및 동영상을 찍고 있다.
일부 학생은 마스크를 내린 채 음식을 섭취하고 있으며, 아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재학생인 A 군은 "낮 12시쯤 교무실 앞 복도에 아이들이 몰려있었고, 점심을 먹고 20여분 뒤 다시 와보니 그대로였다"며 "학생들을 제지하거나 지도하는 선생님은 없었고, 나중에야 선생님 한 분이 나오시자 아이들이 흩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는 시국에 교내 촬영을 허용한 게 적합했던 건지 의문이 든다"며 "예방 차원에선 아무리 수칙을 지켰다 한들 학생들이 몰릴 것을 고려해 허용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경기 안양예고에 가수 비가 방문하자, 이를 보기 위해 복도로 몰린 학생들의 모습.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학생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학교 측은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비가 최근에 낸 앨범 1천장을 학교 후배들에게 보내왔고, 이에 우리 학생들이 감사하다며 학교에 방문해달라는 내용을 SNS 등을 통해 전달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비가 학교에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촬영은 수업 시간 중에만 진행했고, 쉬는 시간 동안 비는 교무실 옆 격리된 장소에 머물렀다"며 "이 밖에도 수업 없는 교사들을 촬영장 주변에 배치해 아이들이 몰려들지 않도록 하고 입장 시 발열 체크, 소독 등 방역에 최선을 다했는데 (학생 통제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필요시 적절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TV 제공]
한편, 지난 22일 기준 도내 신규 학생 및 교직원 확진자는 30명(누적 2천788명)으로 지난달 말 1일 평균 10명대(3월 30일 기준 12명)를 웃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교육당국은 이달 21일부터 3주간을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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