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구라가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늦둥이 소식을 알리는 것도 쑥스러워했던 김구라가 육아 예능이라도 나와야 하는 걸까.
최근 김구라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아이는 처가에 있어 잠은 잘 잔다"고 밝혔다. 같은 날 IHQ '리더의 연애'에서는 "나는 우리 애를 일주일에 한두 번 밖에 안 본다"고 말했다.
이후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김구라가 아내에게 독박 육아를 시킨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순식간에 김구라는 아이를 처가에 맡기고 나 몰라라 하는 비정한 아빠가 됐다.
그러나 덮어 놓고 김구라를 비난하기에는 그만한 사정이 있다. 우선 김구라의 2세 출산 소식은 타의로 알려지게 됐다. 아이가 작게 태어나 인큐베이터에 있어야 했기 때문에 주변에도 출산 소식을 알리지 않았지만 뜻하지 않게 기사화된 것. 김구라 입장에서는 기쁨보다는 당혹스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아직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다 아내가 비연예인이라는 점도 걸린다. 마흔에 출산을 한 만큼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을 추슬러야 할 때이지만 출산 소식이 알려진 뒤 아내와 관련한 수많은 구설이 떠돌았다. 이에 더해 김구라는 갑작스럽게 동생이 생긴 첫째 그리(김동현)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김구라는 유튜브 채널 '그리구라'를 통해 "그리 기사 앞에 '23살 어린 동생 생긴'이라는 수식어가 붙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구라가 아이를 자주 언급하는 건 본인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아이 육아에 신경을 쓰지 않는 느낌을 줄지언정 조용히 잘 키우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또한 다수의 예능에 출연 중인 김구라가 개인사를 언급하게 되면 프로그램에도 실례를 끼칠 수 있다는 고려도 있었을 터.
그럼에도 김구라의 몇 마디를 두고 일단 비난부터 하는 건 걱정을 넘은 선 넘은 오지랖이다. 늦둥이를 얻은 김구라에 관심이 쏟아지는 건 당연하지만 이미 첫째 그리를 잘 키워낸 만큼 육아는 그의 몫으로 조용히 남겨두는 게 어떨까. 아무도 직장에 아기를 업고 나오진 않는 것처럼 방송에서 김구라에게 아빠 면모를 요구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한편 김구라는 지난 2015년 전 부인과 결혼 18년 만에 이혼, 지난해 12살 연하 연인과 재혼했다. 늦둥이 출산으로 김구라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