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해정 기자] JTBC '아는 형님'을 바라보는 시청자들 시선이 차갑다. 이를 반영하는 시청률도 1%대 늪에 빠졌다.
지난 10월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는 형님'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억지웃음을 짜내는 느낌이다. 맨날 똑같은 콘셉트라 지루하다. 웃길 때는 게스트가 웃기는 것뿐"이라는 내용을 담은 글이 게재됐다.
게시글은 451명의 추천을 받았고 누리꾼들도 "너무 오래 하긴 했다", "멘트도 설정도 바뀌지 않는다", "한 번은 재밌어도 계속되면 질리는데 그걸 모르는 건지 대본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단순히 일부 시청자들만의 의견은 아니다. 300회를 넘긴 JTBC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은 최근 1%대 시청률로 곤두박질쳤다. 지난달 시청률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과감하게 방송 시간을 옮기고도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아는 형님'은 지난달 4일 방송된 296회부터 기존 시간대를 앞당겨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되고 있다. TV 시청 시간이 빨라진 트렌드를 반영한 대안이었지만, 새로운 시청자를 유입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한때 최고시청률 6.6%를 찍기도 했던 '아는 형님'은 지난 23일 방송된 303회에서 1.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주저앉았다.
이미지 원본보기동시간대 방영되고 있는 tvN '놀라운 토요일'이 2%대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데다 비슷한 시간대의 KBS2 주말드라마 '신사와 아가씨'는 지난 24일 방송된 10회에서 시청률 30%를 돌파하기도 한 것에 비하면 처참한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아는 형님'의 몰락이 편성이 아닌 내용 문제라는 것을 증명한다. 지난 2015년 첫 방송된 '아는 형님'은 강호동, 이수근, 서장훈, 이상민, 김영철, 김희철, 민경훈이라는 신선한 조합을 내세워 승승장구했다. 출연자들이 가지각색의 매력을 뽐내며 프로그램을 이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즉흥적으로 펼쳐지는 애드리브와 연기를 의심할 수 없는 티키타카가 빛났다. 매회 새로운 게스트가 출연해 참신한 그림을 만든다는 것도 강점이었다.
문제는 300회가 넘는 동안 달라지지 않은 흐름이다. 시청자들은 한목소리로 출연자 콘셉트가 고정적이라고 지적한다. 불쌍한 채무자 이상민, 돈 많은 돌싱남 서장훈, 여자아이돌에 짓��게 구는 김희철, 힘세거나 귀여운 척하는 강호동, 강호동에 사족을 못 쓰는 이수근, 재미없는 김영철, 어설픈 춤만 추는 민경훈. 이 역할들이 300회 동안 반복된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게 대중의 평가다. 심지어 한 시청자는 "이 모든 게 클립 영상에도 나온다"며 '아는 형님' 시청 이유를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제는 '아는 형님'이 달라질 차례이다. 예능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이 친목을 도모하는 사랑방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한 방송이다. '아는 형님'이 시청자 목소리를 반영해 전화위복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JTBC '아는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