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송혜교, 매번 같은 연기에 아쉬움 '예쁨'만 연기하는 좁은 스펙트럼 지적 첫 복수극 '더 글로리'로 꼬리표 뗄까[텐아시아=우빈 기자]이미지 원본보기사진제공=SBS ≪우빈의 조짐≫
월요일 아침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민심을 읽고 기자의 시선을 더한 입체적인 분석을 전합니다.
'한결같다'는 말은 좋은 의미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력을 평가할 때 한결같다는 건 뒷말에 따라 호평이 되기도 하고 혹평이 되기도 한다. 매번 비슷한 역할을 선택하는 건 안전하지만 새로움을 주지 못한다.
송혜교에게는 '멜로퀸' 수식어가 붙는다. 최근 10년간 로맨스 드라마만 한 것도 있지만, 멜로물의 필수 요소인 감정 연기가 일품이다. 송혜교의 매끄러운 감정선과 큰 눈에서 톡 떨어지는 눈물은 시청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남자친구'(2019) '태양의 후예'(2016) '그 겨울, 바람이 분다'(2013) '그들이 사는 세상'(2008) 등 모든 드라마가 히트하며 송혜교는 자연스럽게 '멜로퀸' 자리를 꿰찼다.
새로움이 없다는 것은 그가 직면하는 숙제다. 매번 비슷한 캐릭터라 지루하고 모험적이지 않아 기대가 없다. 막상 보면 괜찮은데 시작이 어렵다. 아름다운 외모에 시크한 성격, 성공한 커리어우먼, 사랑에 집착하지 않는 여자, 치명적인 매력으로 남자주인공을 반하게 하지만 내면에 아픔이 있는 캐릭터만 연기한다. 이미지 원본보기사진제공=SBS 이혼 뒤 3년 만에 복귀작으로 선택한 SBS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에서도 그의 모습은 다르지 않다. 예쁘고 잘 나가는 디자이너지만 숨겨진 사랑의 상처가 있다. 전작인 tvN 드라마 '남자친구’와 비교해도 캐릭터에 차이를 느끼기엔 부족하다.
캐릭터가 비슷해도 연기자의 개인기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력을 앞세워 다른 인물로 표현하기에 송혜교의 스펙트럼은 넓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연기도 비슷했고 스타일링도 변화가 없었다. 잘 할 수 있는 작품만 선택하는 건 영리한 전략이지만 연기력 논란이 매번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문제의 해답은 사실 그의 과거에 있다. 데뷔 초기 송혜교는 지금과 달리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순풍 산부인과'에선 철없고 발랄한 연기를 보여줬고 이어진 '가을동화'에선 청순가련 은서를 연기했다. '올인'에서는 순수한 민수연을, '풀하우스'에서는 통통 튀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지 원본보기순풍 산부인과(왼쪽부터), 올인, 풀하우스이미지 원본보기그 겨울 바람이 분다(왼쪽부터), 남자친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언젠가부터 송혜교는 시크하고 우아한 이미지만 고수하고 있다.
'태혜지(김태희, 송혜교, 전지현)'로 묶이는 톱배우들이 연기 변신을 할 때 홀로 제자리걸음이다. CF형 배우라 불렸던 전지현은 액션, 로맨스, 사극 장르를 가리지 않았고 톱스타, 인어, 장애가 있는 공무원 등 다양한 도전으로 배우로서 인정받았다. 연기 지적을 받았던 김태희도 '하이바이, 마마!'에서 엄마 귀신을 연기하며 호평을 얻었다.
고현정과 이영애도 연기 변신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고현정은 '너를 닮은 사람'에서 가난한 집안 출신의 재벌가 며느리로 어둡고 무거운 역을 소화 중이다. 이영애 역시 '구경이'를 통해 더벅머리에 트레이닝 복 등으로 기존에 쌓은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지 원본보기전지현(왼쪽상단 시계방향), 이영애, 고현정, 공효진 송혜교와 비슷하게 같은 연기 패턴과 스타일링 지적을 받았던 공효진도 못생긴 여성, 미혼모, 정신과의사 등 여러 캐릭터에 도전하면서 꼬리표처럼 붙던 논란들을 지웠다.
예쁘고 잘 어울리는 옷이어도 매일 입으면 지겨워지기 마련이다. 당장엔 어울리지 않더라도 시도하면서 결국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도 필요하다. 다양한 연기에 대한 욕심은 발전으로 이어진다.
송혜교의 옷장엔 옷이 다양하다.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입지 않는 건 분명 아쉽다. 송혜교는 차기작으로 복수극으로 소개되는 '더 글로리'를 선택했다. 새로운 옷을 입어보기로 한 송혜교. 고급스러운 착장과 킬힐을 버리고 이미지 변신을 더할 수 있을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