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빗속의 그리움
김 명 숙 시인
하염없이 내리는 저 비를
슬픈 비라 부르지 말아요
그냥 말없이 쳐다만 봐요.
그래도 내 마음속에
흥건히 젖어 하는 척
하고 있잖아요
그러면 저 숲속의
착한 풀벌레들도
슬픈 노래로 울먹여요.
오랜 시간 동안
어둠이 깔린 숲속을
배회하는 눈망울엔
기다림의 시간을
억세게 잡아당기며
목울음 삼키지요
그러다 저 먼발치에서
비에 젖은 그림자가 비틀거리며
다가오면 몸이 떨기 시작하지요
슬픈 빗속의 그리움은
오늘도 다가오지요
하지만 그 언젠가
슬픈 빗속의 그리움은
기뻐서 흐르는 사랑과 환한
웃음으로 다가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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