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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생도의 취향
암놔 | 2011.03.13 | 조회 7,274 | 추천 7 댓글 0


마냥 어렸던 그때. 세상 물정 몰랐던 그때.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어찌나 멋있어 보이던지요.

그때를 추억하며 제복입은 분들과의 만남을 이야기하겠슘다.

 

저랑 제 친구들은 주선자와 함께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건너건너 알게 된 사람들이었던 듯 한데..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솔직히 자세한 관계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어쨌거나 저희는 주선자의 손에 이끌려,

~~~~~~ 외진 곳, 화랑대근처에서 제복을 입고 생활하고 계시던

그 분들과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선자까지 하여5:5였지요.

 

원래는 외부에서 하기로 하였으나,

그 학교의 무슨 규칙인지 학칙인지가 있는데,

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그 주에 외박, 외출을 할 수가 없다더라구요.



근데 미팅 멤버 중에 한 분이 그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고
,

그러나 본인은 꼭 미팅에 참여하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그때만해도 순진하고 착했던 저희들은


토요일이였던가, 일요일이였던가,

아무튼 그 휴일 대낮에 그 학교에 5인이 단체로 방문을 하였고

그 분들 중 주선자격인 남자분 1명과 만나게 됩니다.

, 그때 제복을 입은 모습은 참말 늠름해 보이더군뇨.

 

다들 하나같이 말은 안했어도

주말에 여기까지 온 보람이 있다며 흐믓해 하며,

경비실 같은 그 곳에 신분증-_-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 학교 안에 들어갔고,

교회가 2층이었던가?? 암튼 그 학교의 교회로 들어갔어요.

학원책상 같은 책상을 붙이고

남자분들과 마주 앉아 과자와 음료수를 배급받고-_- 인사를 했습니다.

 

.. 모자를 벗으니 처음에 느꼈던 하트뿅뿅이 좀 사라지기는 하였으나

그래도 새내기 여자들 눈앞에 제복입은 남자들은 여전히 멋있었습니다.

그 중 덩치가 만한 남자분, 이하 덩치남께서

저에게 정말 적극적으로 대놓고 호감을 표현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이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가 난감했던 것이. (어렸던 저에게는 더더욱)

그의 호감멘트는.




나는 일본여자가 좋다!!”

일본여자의 순종적인 분위기가 좋은데,

()에게는 그런 일본녀의 느낌이 풍긴다!!”

외모도 일본여자 같다!!!”

나는 빨리 고백하는 스타일!!!”

 

, 그날 반스타킹을 신은 저에게

그런 패션은 일본에서 유행하는거 아니냐!”

평소에도 일본풍 옷을 좋아하냐??”

관심을 열심히 보여줬어요.

 


 


 









 

저는 슬슬 공포와 불편함이 느껴졌고,

제 친구들 역시 눈치를 보며 함께 상황을 주시했습니다. .

 

맥주 한잔 없이 대낮에 교회 2층에서 이루어진 미팅은

한참의 수다와 질문 주고 받기가 끝난 후

남자분들의 제안으로 학고팅이라는 것으로 1차마무리 되었어요.

 

저희중에는 그 것이 무엇인지 아는 친구들이 없었고,

생도들은 저희에게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학력고사고팅
이란
,

각자가 쪽지에 1지망 2지망 3지망을 써서 짝을 맞추는 미팅으로,


주선자의 영향이 무척 큽니다.

그때 당시-_- 대부분의 단체 미팅은,

그 자리에서는 우루루 즐겁게 모여 놀고 ,


끝나면 마음에 드는 사람의 번호를 따서

이후에 연락을 주고 받는 형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ㅋㅋ

 

 

 


 

 

저희는 어색한 그 방법이 싫어 거부했으나

그 분들의 의지를 이길 수는 없었지요.

 

그래서 학교교회에서의 한바탕 미팅이 끝난 후,

여자들 따로 남자들 따로 모여 종이에 각자 1지망과 2지망을 적기로 하였습니다.

여자들은 서로 겹치지 않게 적는.. ㅎㅎㅎ

나름의 불문율-_-을 지켜서 작성했습니다.



우선 마음에 드는 상대방이 정확히 있는 친구들이 먼저 적었고
,

주선자는 저에게 넌지시..

저에게 호감을 표현했던 그 덩치남을 어찌할 것인지를 묻더군요.

 

저는 거의 울 것같은 상태로,

나는 절대 싫다.

그 남자만 빼면 다른 폭탄은 내가 제거 하겠다.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만 아니면 된다!!!!”

 

그래서 주선자는 저에게 걱정말라, 자신이 책임지겠다

자신의 용지에 1지망으로 그 덩치남을 적었고,

저는 1지망으로 누군지 잘 기억도 안나는,

가장 인기가 없었던 그 남자를 적었고,

2지망으로는 두번째로 인기가 없었던 사람을 적었습니다...

 

이러한 학고팅은 원래,

남녀 주선자가 만나 순위를 종합하고

잘 안맞을 경우에 주선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선자들은 도저히 머리를 굴려봐도

서로 짝이 잘 안맞을 경우에는 여자의 지망을 우선으로 결정하는 것이 통상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행스럽게도 그 덩치남을 피해갈 수 있었고,

주선자 친구가 덩치남을 떠맡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맺어진 커플들은 캠퍼스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학교 문 앞에서 다시 집결하기로 약속하고 뿔뿔히 흩어졌습니다.

 

저는 그 날 그 두번째로 인기없는 남자분과 짝이 되었는데,

데이트-_-를 하며 적극적인 학교 홍보를 듣게 됩니다.

자신이 이 학교에 온 이유와 학교 교정의 멋진 모습들.

후배들이 깍듯이 인사하는 모습에 자랑스러워 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1시간의 교정투어는 고된 시간이었지만,

그건 꽃샘추위 작렬하던 초봄

이뻐보이겠다고 미니스커트에 높은 구두를 신은 저의 불찰이였겠지요.

 

그러다 결국 밥 먹을 시간이 되었고

학교 구내식당에서 먹을 수 밖에 없으니,

흩어졌던 사람들은 모두가 결국 다시 학생식당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근데, 어라?

그 덩치남과 주선자친구는 보이질 않네요?

 

, 다른 식당에서 먹나보다..’ 적당히 생각하고,

약속한 시간에 맞춰 문 앞으로 나갔으나,

이 친구는 도대체 보이질 않고 이제 날까지 저물어 가고..

서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 곳


산이 있어 그런지 해가 일찍 떨어지는 것 같았어요...

 

친구는 전화를 해도 받지를 않고,

어찌어찌 겨우 늦게까지 기다려 만나기는 하였으나,

친구의 얼굴색은 그야말로 썩어 들어가고 있었어요.

 

조마조마해진 저희들은 거대폭탄을 떠안은 주선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진심 가득 담아 물어보았습니다.

 

무슨 일이고?”

 

한동안 아무말 안하던 이 친구는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울먹이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신이 주선자라는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덩치남을 짊어졌는데,

학고팅이 끝나자마자 주선자와 짝이 된 그 덩치남은

책임감 투철했던 우리 주선자를 보며 싱글싱글 웃으며,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좋았냐?”며 친구에게 자꾸 묻더랍니다.

적당히 넘기고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데,

주선자 친구에게 학교어디에 살고 있다던

사슴인지 노루인지를 보여주겠다고 했대요.

  

제 친구가 괜찮다고 했으나

덩치남은 사양하지 말라. 귀엽다. 여기서 금방이다.”라고 했고,



친구는 딱히 거절에 대안이 없어 따라갔는데
,

자꾸 산으로 데리고 가더래요...

한참을 산을 타고 걸어도 사슴인지 노루인지는 나오지 않고,

날은 어두워지고 갑자기 덜컥 무서워지더 랍니다.

그래서 제 친구는

안봐도 되니까, 내려가요..”

괜찮으니 내려가고 싶어요!!”

고 해도 덩치남은 들은 척을 하지 않고 산으로 산으로..

친구 혼자 내려가기도 곤란한 상황...

결국 그 사육장이 있는 곳까지 올라갔대요.

 

그러더니 그 덩치남은 그 사슴인지 노루인지 우리 앞에서

제 친구에게 말하기를.

 

우리 학교가 규칙이 좀 엄격하다.

그래서 제복을 입고 있을 때는 외부에서는 여자랑 나란히 걷지도 못했다.

지금은 나란히 걷는 것은 허용되지만

손을 잡거나 스킨십은 절대 하면 안된다.

그래서 말인데

여기까지 왔으니 손 좀 잡아보자.”

 

허걱한 제 친구는 절레절레 하였으나,

남자는 계속 손을 요구하였고

제 친구는 레알 혀 깨물고 거부를 했었대요..

어찌어찌 달래서 산을 다시 내려오는데,

그 어두컴컴함에, 덩치는 산만한 사람과 단 둘이,

계속 손은 잡자고 그러고 정말 무서웠다더라구요.

 

저희는 그 뒤로 그 학교와는 절대 미팅을 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여담 하나, 제 주선자가 시간이 좀 지나 하던 말도 생각이 납니다.

 

, 그 사람이 1지망 2지망에 누구 적은 줄 알아??

1지망은 너를 적었고, 그건 첨부터 티냈으니 당연히 그런가부다 했는데

2지망에 A양을 적었더라구. 그래서 그건 왜 적은건가 궁금했는데,

나중에 묻지도 않았는데, 자기 입으로 그러더라고.

자기는 일본여자 같은 여자가 정말 좋은데..

우리 여자 다섯명중에 반스타킹 신은 애가 너네 둘이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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