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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신이 버린 천사
삐에로 | 2011.05.31 | 조회 6,134 | 추천 10 댓글 0


3년 전, 이십대 중반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그러지요.

아무 것도 모를 이쁠 나이다.”

하지만 전 긴 투병생활과 그 와중에 오래 사귄 남친의 바람으로


아주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어찌어찌 몸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었으나

마음의 병은 간직한 채 학교에 복학하게 됐어요.

 

몸이 아플 때는 그저 학교만 다시 다니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았으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지,

막상 회복하고 학교에 복학했지만 썩 행복하지 않더라구요...

 

너무 힘들었어요.

아니 더 힘들었어요.




같이 다니던 친구들은 몽땅 휴학..

부농부농 캠퍼스를 함께 거닐던 남친은 바람과 함께 속도위반으로 결혼까지..

그땐 참 삶의 의욕이 없었지요.

 

그렇게 그지같은 하루하루를 살아갈 때,

같은 수업을 듣던 한 여자아이와 친해지게 되었어요.

그 친구는 참 착했고 다정다감한 아이였습니다.  

그렇게 공부도 같이하고, 놀러도 다니고..

 제 삭막했던 마음에 조금씩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가 소개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해왔어요.

남자에 대한 상처가 깊긴 했지만


외로웠고제 옆에서 절 사랑한다 말해주고, 바라봐주며,

쓰담쓰담해주는 남자친구의 존재가 그리웠어요.

그래서 흔쾌히 수락했죠.

 

그리고 바로 그 친구를 통해 서로의 연락처를 받았고,


그 주 주말 소개팅을 했어요.

첫 만남에 그 소개팅남은 꽤 괜찮았어요.

그도 제가 아주 맘에 들었는지 적극적이었고,

저도 호감이 있었기에 두 번째 만나는 날..

그의 수줍은 고백과 함께 우린 연인♥이 되었어요.

 

제법 행복했습니다.

[천사]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호칭으로 불리워야 했지만,

남친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절 사랑해주었고,

그동안 힘들었던 저의 마음이 그로 인해 빠른 속도로 치유되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런 절 많이 사랑해주는 그에게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어요.

주말은 교회에서 살아야 했고,

주말에는 전화통화도 되도록 하면 안된다는 것! 이였죠.

 

그럼 평일에 잠깐씩 보면 되지 않겠느냐 하시겠지만,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어요..

각자 평일엔 해야 할 일이 많고, 거기다 그와 저의 집은 2시간이 넘는 거리..

오가는 것도 만만치 않다보니,

제가 그의 집(하숙)에 가서 하룻밤을 같이 있는 것으로


우린 데이트를 대신 했습니다.

 

시간구애 안받고 마음편히 주말에

남들처럼 손잡고 밖에 나가노는 데이트에 무척 목말랐던 상태였어요.

 

그렇게 몇달을 사귀고 나니,

이해할 수 있어.’ 라 넘겼던 교회가 점점 신경쓰이더라구요.

 

무슨 행사가 그리도 많은지,


교회를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갑니다.

심지어 내일이 시험인데도 공부도 못하고 행사준비를 하고요.

모든 교회의 행사와 모임은 다 가는 듯 보여졌습니다.

교회에 있을 땐 당연히 연락이 안되구요...

 

저와의 약속이 미뤄지거나, 말도 안되는 아주 짧은 데이트에도

솔직히 마음은 상했으나 이해해주려 했어요.

하지만 저도 참다 참다 결국 한계가 와 그에게 말을 해보았어요.

 

"교회는 주말만 가면 안될까?"

그랬더니 그.. 한참을 한숨 쉬더니..

저에게 말 안한 것이 있다며,

사실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합니다.

게다가 작은 교회라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요.

 

.. 그래서 그랬구나...’ 이해가 많이 되더라구요..

또 그도 나름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보듬어줬죠.



말 나온김에, 제가 무교라 가족에게 여자친구의 존재를


말 안한 것인지 물으니 그렇다며 끄덕입니다.

 

그 이후, 저도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교회모임도 들고요. 노력했어요.

전 무교였으나 학교도 기독교 학교이고,

주변에도 교회다니는 친구들도 많아서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그의 얼굴이 너무도 어둡더라고요.

부모님께 저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그 뒷 말은 하지않았으나,

얼마 후에 주선자 친구를 통해, 이번엔 저희 부모님이 무교이신 것을

맘에 들어하지 않으신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솔직히 가 나더라구요..

전 나름 열심히 노력했으니깐요.

 

그러나 그 일도 흐지부지 지나가고 그런 종교적 갈등은 있었지만,

나름 알콩달콩부농부농 했었지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사귄 지 8개월쯤..

 

근데 정말 정말 완전 잘지내다가 갑자기!!!





그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죠.

 

혼란과 불안 속에서 일주일을 기다렸고,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술에 엄청나게 취해 있었고, 저에게 헤어지자 말했어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저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그는 한참을.. 고민하다.. 저에게 상처받지 말라며..

.. 이런 말하면 안되는데..” 하며 말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아버지가 꿈을 꾸셨는데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너는 안된다며 말씀하셨대..

그래서 아버지가 너와 사귀는 건 절대 반대하셔.

나도 아버지가 그런 꿈을 꾸셨다면


우리 관계는 여기서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아."

 



 

“....................”

 



 

신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


아니 신이 허락하지 않는 사람...

도대체 내가 왜요??????????????

 

그렇게 저흰 헤어졌지만, 전 그 후유증이 심했어요.

 

저 그 남자를 만나 교회도 열심히 다녔고,


신앙도 조금씩 생기고 있었는데..

저 인생살면서 나쁜 짓도 해본 적 없고,

잘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노력하면서 꾸역꾸역 살아가는 보통사람인데요..



제가 왜 안되는 건가요
? ㅠㅠ

神까지 나서서 뜯어말리는 아이가 된 걸까요..

 

물론 남친이 저랑 헤어지고 싶어 말을 지어낼 수도 있죠.

아님 남친의 부모님이 지어내셨을 수도 있죠..

그런데요...

저 그렇게 말을 지어내서 헤어져야 할 만큼 찐득이도 아니었던 건


그아이가 더 잘알꺼에요. 나름 쿨녀인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하나님이 넌 안된다고.. 안된다고.."



 

....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친 뿐만 아니라 신께도 버려진 느낌이었어요.

저는 정말 처참히 무너졌어요.




다니던 교회 목사님께 이에 대한 말씀을 듣고자 메일을 보내봤으나

워낙 대형교회라 너무 많은 메일이 와서인지..

답변을 들을 수도 없었죠.

 

그렇게 전 다니던 교회도 그만두고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러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시립니다.

 

 


 

 

 

이 아니고...

 

그리고 한 1년쯤 지나 그에게 연락이 왔죠.

다시 만나고 싶다고요. -_-

 

너를 그때 그렇게 보냈던 게 너무도 후회되고 블라블라...”

 

제가 물었죠.

부모님과 신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인데 어떻게 하려하냐고요.

 

그랬더니,

 

우리가 극복하자.

부모님은 내가 설득해볼께.

널 너무 사랑한다. 쏼라쏼라

 

 

.......같은 불구덩이에 두번 들어가진 않아요~^^

 

그렇게 계속 연락해오던 그와는,

제가 번호를 바꾸게 되면서 진짜로 바이바이 되었어요.

 

전 아직도 참 이해가 안가요.

교회도 다녀보고신앙도 생길라했던 입장에서 당한 상황이라 더 가 났구요.



같은 꿈을 꾸었는데
,

어떤 때는 저항불가의 절대복종 모드로 좌절을 줬다가,

어떤 때는 우리가 노력하면 되지 뭐~’ 였다가..

전 이제 진짜 무교라 더욱 크리스찬의 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신이 널 반대한다.

그래서 넌 안된다.

도 상당히 섭섭하고 상처로 남았지만, (에게, 그런 꿈을 꾸셨다는 그의 아버지, 에게 골고루)

차라리 그게 이었으면 나았을지도 모르겠어요..

 

후에 돌아와 우리가 극복하자.”는 뭡니까?

 

하나님이 잘못 말씀하셨대. 우리 만나도 되는거래.” 였으면 또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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