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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잔혹연애사(3)완결
광고다 | 2011.08.20 | 조회 8,132 | 추천 10 댓글 0


Chapter 5



발렌타인데이가 되었어. 

언니.

나는 큰 맘 먹고 그에게 백화점에서 파는 비싼 쪼꼬를 사줬어.

 

사실 딱 그 당일은 아니고 며칠 지나서였어.

우린 평일엔 절대 안 만나고 주말에만 봤거든.

 

나는 20대 중반에야 초콜렛의 신세계를 맞이했어. 

고디바는 그 전에 먹었던 허쉬나 투유와는 질적으로 다른 맛이더라구.

친구가 작년에 남친에게 선물받았다고 주길래 얻어먹어봤는데 정말 맛났었어.

그런데 그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팔더라구.

눈여겨봐뒀다가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샀어.

 


그는 자린고비라서 저런 초콜렛은 자기 돈 주고 절대 안 사먹을테고

나는 그에게 맛난 쪼꼬 한번쯤은 먹여주고 싶었거든.

 

몇 알 들어있지도 않은 것이 몸값은 후덜덜했지만

그가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니까 기분은 좋았어.

 





고디바 : 고급쪼꼬브랜드야. 수제는 아니고. 가격대는 훼레로로쉐만한 쪼꼬가 20개쯤 들어있으면 한 8만원쯤하는 정도.. 열댓개 들어있으면 육만원쯤.. 쪼꼬계의 포르쉐정도로 생각해주믄 되지 않으까싶어. 하지만 페라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 고급쪼꼬계에서도 호불호는 나뉠 수 있음. - 홀씨덧붙임.

 

 





 

주면서 그에게 자랑을 좀 했어.

 

"이거 방금 백화점에서 산 초콜렛이야.

정말정말 맛있는거다. 큰 맘먹고 산 것이니 맛나게 먹어주렴~"

 

그리고 영화를 보러 그 쪼꼬를 산 백화점을 지나가는데


그가 갑자기 어디로 가더라.

 

그가 간 곳엔 5000원짜리 떨이 초콜렛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어.



"
너 여기서 샀지? 찾아봐야겠어."

 

.??

뭐야? 저런 거랑 왜 비교해...?

 

"그런 장난치지마. 영화시간 다 됐어. 빨리가자."

굳이 찾아보겠다는 그를 억지로 붙잡고 나왔어.

 

나는 내가 진짜 정성들여 고르고,


힘들게 일한 돈으로 지불하고 산 고급 쪼꼬가

떨이와 비교되는 게 싫어서 그 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는데,

 

체육인은 내가 거기서 산 걸 들킬까봐 빨리 벗어나자한 줄 알았나봐.

영화보고 헤어질 때 갑자기 근처에 볼일이 있다며 사라지더라.

그 쪼꼬를 마저 찾아보고 싶었나봐.

 

백날 찾아봐라.

거기에 있을 턱이 있나.

난 오히려

'떨이코너 찾아보다 없으면 다른데도 찾아볼거고

그럼 얼마짜리인지 알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이었던 것 같애.

 

그리고 한달 후 화이트데이.

 

그는..

 

 

 

글치.. 빈 손이지.

이젠 지하철 사물함따위의 상상은 안 해.

 

"빈손이네.."

". 너는 5천원짜리 줘놓고 뭘 그렇게 쪼잔하게 따지냐?"

 

젠장.

고디바를 먹고도 5천원짜리로 느낀거냐.

분명 떨이 코너에선 찾지도 못했을텐데 무슨 믿음이 저렇게 근거없이 꿋꿋해?

 

"5천원아니야. 너 찾아봤잖아.

그리고 네가 5천원으로 잘못알고 있었다해도

슈퍼에서 츕파츕스라도 사와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

 

"? 내가 찾아본 거 어떻게 알았어??

나 쫓아왔어?"

 

"갑자기 사라지는 이유가 그거 밖에 더 있어?

못 찾았을거 아냐. 거기서 산 게 아닌데 당연히 없지."

 

말을 할 때마다 내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되고 있는데

체육인은 눈치도 없어요.

그는 끝까지 5천원이라 믿고 있고.

내가 산 제품이 다 팔려서 본인이 못찾은 것 뿐이라 생각하더라.

 

거기서 산거 아니라고!!

말 좀 들어!!!

거기말고도 백화점에서 쪼꼬를 파는 매장은 많다고!

너한테 떨이를 사 줄 만큼 너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다고.

너도 먹어봤으면 상품의 질을 알 거 아니냐고!!!!”

 

 

안먹어봤대.

동생이 다 먹었대.

 

젠장.

5천원짜리라서 먹어보지도 않고 동생에게 넘긴거냐..

내 선물을.

 

표정관리도 안돼.

이 불타올라.

 

"그래. 너가 그렇게 믿고 있으니 5천원짜리 초콜렛을 받았다치자.

그럼 너는 200원짜리 눈깔사탕이라도 갖고 와야지."

 

이 말을..

체육인은 내가 그 쪼꼬를 5천원짜리라 시인하는 걸로 알아듣는 참극이 발생.

 

"거봐. 5천원짜리 맞네.

. 5천원짜리갖고 뭘 그러냐. 비싼 것도 아니구만."

 

나는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며 경고했어.

 

"비싼거야. 너 먹어보라고 비싼 거 큰 맘 먹고 산거였어.

나도 그렇게 비싼 초콜렛은 나 먹으려고 사본 적 없는데 너니까 산거라구!!"

 

이 멍충아.

좀 들으라고!!

이만큼 말을 하는데 왜 못알아먹어!!!

눈치는 아주 밥말아드시고 곧 죽어도 떨이랜다.

뇌구조가 어떻게 생겨먹었길래 아니라고 말을 해줘도 아집을 피워.

 

이건 말로 해서 될 문제가 아냐.

 

간접경험이 안 통하면 직접경험을 해봐야 알지.

함무라비 정신 투철한 나의 지랄리가 출동해 이렇게 말했어.

 

"그럼 내가 사 준 초콜렛 똑같은거 사줘.

내가 가서 찾아낼테니까 그거 줘."

 

"그래!!

난 못 찾았는데.. 어디에 있었어?"

 

"너 분명히 사준댔다!! 나중에 딴말하기 없다. "

 

비싸봤자 떨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지,

내가 자꾸 비싸다니까 호기심이 돋은건지 모르겠지만

 

사주겠다잖아.

그거면 됐어.

백화점 앞에서 다시 확인했어.

 

"너 초콜렛상자 어떻게 생긴지 알지? 기억해??"

 

"보면 알아."

 

"그럼 됐어. 기억하니 다행이네."

 

지금 당당한 그의 10분 후 표정이 궁금해.

보고야 말겠어.

 

내가 앞장서고 그가 쫓아와.

도착하자마자 그가 말 바꾸기 전에 쪼꼬를 집어 계산대에 올렸어.

 

그는 가격을 듣고 기절초풍하더라.

김밥천국을 10회 이상 이용할 수 있는 돈이 초콜렛 몇 알로 바뀌었잖아.

 

"고마워. 덕분에 맛있게 먹을게."

 

인사는 해야지.

 

얘가 고집피운 덕에 내 돈주고 사먹기엔 너무 비싼 초콜렛도 먹게 되었으니까.

 

그의 얼굴에 분노. 좌절. 당황. 억울함이 꽃 피고 있어.

모른체하고 가는데 그가 잠깐 얘기 좀 하재.

 

잔소리하려고?

내 걱정해주려고 불러세워.

지금 건들이면 나한테 물릴텐데...

다음에 하자니까 꼭 지금 당장 하야한다네.

 

꼭 이런 비싼 초콜렛을 먹어야 하니.

이건 먹으면 끝인데 먹는 거에 돈을 많이 투자하는 것은 아깝지 않느냐.

나한테 왜 이렇게 비싼거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동생이 다 먹어버렸고 난 맛도 못봤다."

 

사실 백화점올 때부터 예상했던 말이었고 답변도 생각해놨었어.

 

"난 선물줄 때 돈으로 얼마짜리라고 말 안한다.

비싼거라고 아까도 했고 준 날도 비싼거라고 해줬다.

너니까 맛있고 좋은거 해주고 싶었던 것이었고

네가 슈퍼에서 막대사탕 하나만 사왔어도 그 비싼 거 받을 생각 없었다.

네 어리석음때문에 생긴 일인데 나를 비난하는 건 모순이다.



진작 내가 몇 번이나 좋은거라고 했을 때 내 말을 믿었더라면

동생이 다 먹는 일은 없었을텐데 네가 믿지 않고 동생에게 준 것이 아닌가.

내 입장에선 그것도 섭섭하다.

나는 네 동생이 아니라 네게 준 것인데

왜 내 마음을 표현 한 것이 싸구려 떨이로 둔갑되어 동생에게 통째로 던져져야 하는가?

 

너에겐 우리의 관계가 떨이를 사줘놓고 비싼 것이라고 속일만큼 위선적인 관계야??

당연히 여자친구가 남자친구에게 주는 건데 좋은 걸로 주지 않겠나?

나는 살면서 누구에게도 선물할 때 떨이를 준 적은 없다.

내 마음을 선물에 담아서 주는건데 내 마음을 떨이로 표현하고 싶진 않다.

너는 떨이 사줘놓고 비싼거라고 허풍떠는 사람이어서 내 말을 안 믿은건가.

아님 내가 너에게 그만큼 못난 사람으로 보여지고 있었던거냐.

우리가,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 네게는 떨이로 보이나?”

 

그가 한 마디도 못하게 몰아붙이고 내가 뫅뫅 물어댔어.

지랄맞은 승질이 넘실거리는데 꼭 뒤집어 써봐야 정신차리지.

 

네가 얼마나 나쁜지,

내가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이 상황이 모두 다 네 잘못이라고 했어.

궁시렁거리는 것도 못하게 했어.

 

내가 그보다 더 상처받았고

내가 더 옳았으며

내가 아니라 그의 아집이 그를 힘들게 한거니까.

 

 

 

Chapter 6

 

우리 사이는 악화.

만나지도 않고 연락도 안하고 관심도 없어.

진작 끝냈어야 할 사이의 끝은 슝하더라.

 

어느 날 또 싸우고 내가 헤어지자하고 그가 붙잡아.

자기가 지금 바쁜 기간이니까 이것 끝나고 연락하겠대.

문자는 간간이 오는데 5일이 지나도 전화가 안 오길래 내가 전화해.

나도 눈치가 등신이야.

그가 아직 바쁘대.

 

우리 그냥 헤어지면 되니까 그럼 얘기 끝내자니까 그건 또 아니래.

바빠서 그러는거지 사랑한대.

전화를 끊고 나서야 이 서.

 

그이 싸이는 전과 다름이 없어..

싸이를 들어간 김에 그 전부터 찜찜했던 여자후배의 싸이를 들어갔어.

 

후배의 일기장에 마주잡은 두 손의 사진이 찍혀있고

"우리가 처음 손 잡은 날"이라 적혀있더라.

 

우리가 싸우기 전에 올린 일기야.

확실하게 알아보려 방명록을 뒤져봐.

 

남친 생긴거 축하한다는 후배친구들의 댓글이 보이네..

후배 친구로 파도타기.

나올 때까지 파도타기.

드디어 체육인의 흔적이 발견돼.

 

체육인이 누군가의 방명록에 글을 남겼는데

댓글로 후배친구가 "내 친구 잘 부탁해요."라고 남겼어.

 

이 자식이 싸이 관리까지 해가면서 어줍잖게 양다리질을 하려 했네.

 

!!! 니가 나를 기만해!!!!!!!

헤어지자니까 뭐...?사랑해??

언제 헤어지자할 거 였는데??

네 생일에 선물받고!?

 

하고 전화해서 쏘아주고 싶은 마음은 일단 참고 전화해.

 

바쁘대.

 

바쁘겠지.

연애사업하느라.

 

"끊지 말고 받어. 바빠도 꼭 받아. 너 여자생겼어?"

 

"그런거 아냐. 나 지금 전화받기 곤란해. 끊는다."

 

"뭐가 그런거.....

 

 

 

어랏? 끊었네...?"

 

전화를 다시 해.

안 받으니까 오기가 생겨서 부재중 50은 한 거같아.

 

문자 남겼어.

"웃기시네. 잘 먹고 잘살아라.

너 진짜 그 동안의 우리의 인연을 생각해서라도 이러는거 아니다."

 

답문도 없어.

미안하다는 사과도 안하냐.


우린 그렇게 끝이 났어.


 

 

다음날 되니까 그 후배여자애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

나보다 이쁘고 어린 친구라는 건 알았는데 그게 다였거든.

정확히 언제 사귀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누가 먼저 좋아했는지도 궁금했어.

부질없지만 그땐 그런게 궁금하더라.


 

그래서 후배의 싸이를 뒤져봐.

유학파에 언니가 있네.

사진속에서 메고 있는 가방은 다 명품이야.

강남 한복판에 사는데 집에 정원이 있어.

부자구나.

... 여기부터 일기장에 하트 뿅뿅네. ♥

 

나랑 싸우기 전부터 사귀고 있었나봐.

재미있게 잘 구경하고 친구 것도 파도타가면서 시간을 계산해보니

그가 왜 막판에 자꾸 짜증을 내면서 시비를 걸었는지는 알겠더라.

그 후배와 부농부농해질 시기가 겹치더라구.

 

그는 입버릇처럼 부잣집 딸과 결혼하겠다고 했는데

잘하면 소원성취하겠더라.

 

나더러는 부잣집 딸도 아닌 게 씀씀이만 크다고 많이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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