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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태백산 & 함백산 산행기
태백산호랑이 | 2011.08.27 | 조회 10,346 | 추천 0 댓글 0


















태백산 & 함백산 산행기


 


이번해 겨울 10.01.21


고향 태백에가서 태백산과 함백산을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썻던 일기를 한번 올려봅니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하기 시작했던때 같습니다.


고향 태백의 하늘을 만끽한 참 즐거웠던 산행이었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화질이 좋지않아 아쉽네요ㅠㅠ)


 


03:21 집앞


"이번 겨울이 아니면 언제 또 할수 있을까"


갑작스런 생각에 태백산과 함백산을 오르기로 마음먹고 집에서 나왔다.


가방에는 컵라면과 어머니가 싸주신 김밥, 긴 여정인 만큼 자유시간과 빈츠, 영양갱 하나씩 더 준비해서 넣었다.


하늘을 보니 별이 총총한게 일출보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갑작스런 한파와 강풍이 나를 힘들게했다.


집에서 태백산 입구까지 걸어가는동안 수십대의 관광버스가 올라가는것을 보니 오늘 산행은 외롭지 않겠구나..하는 안도감과 함께


야간산행의 묘미인 고독을 느낄수 없을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맞바람에 힘들게 한시간쯤 걸어서 태백산 입구에 도착했다.


#사진1#


 


태백산 입구에 있는 태백의 상징물 "태붐"이가 나를 맞이해준다.


호랑이 해인 만큼 웬지모르게 반가웠다.


 


#사진2#


04 : 25 당골광장


당골광장에 도착하니 집이랑 온도 차이가 확연히 났다. 완전무장으로 몸은 따뜻했으나, 얼굴이 시린건 어쩔수가 없었다.


한창 태백산 눈축제 준비로 사람들이 분주했다. 새벽이였지만 이틀전 내린 비로인해 눈이 다 녹아 내려 보수작업을 하는듯 했다.


작년에도 눈축제를 망쳐서 태백 이미지가 안좋았는데 이번해에도 실패하는 분위기라 참으로 아쉬웠다.


도립공원 입장료를 내기위해 매표소에서 표를 끊으려는데 고등학교동창 제헌이가 일을하고 있었다. 아저씨들 눈치 살살보더니 그냥 들어가라고 했다. 역시 우리나라 학연, 지연은 참으로 좋다.


 


#사진3#


 


04 : 40 산행시작


눈축제장에 보기보다 볼게 없어서 계획보다 일찍 등산을 시작했다.


뭔가 기억에 남는 산행을 위해 평소에는 가지않던 문수봉코스를 이용하기로 했고, 결국 나는 2시간이 넘도록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발자국도 거의 없는 등산로를 혼자 올라야 했다. 야간산행은 이번이 3번째였고, 한겨울에 야간산행은 처음이라 약간 긴장도 됐다. 더욱이 등산로가 눈과 얼음때문에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서, 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야간산행을 더욱 더 무섭게 만들었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왔다. 바람이 멈추지 않고 불어와 바닷가에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였다.


바람소리가 파도소리와 비슷하게 느껴진다는게 신기했다.


찬바람과 후레쉬 없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흙같은 어둠이 분명 두렵기는 했지만, 하늘을 보는 순간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수많은 별들이 말로 헤아리지 못할정도로 떠있었다. 5분이 넘도록 멈춰서 하늘만 바라봤다. 예전에 누군가 새벽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 살아있음을 느낀다 " 라고 했던게 떠올랐다. 별들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서 가만히 서있다보니 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걷지 않으면 얼어 죽을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문수봉에 도착했고 그제서야 불빛들을 발견했다.


저쪽 봉우리(천제단-태백산정상)에서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는 행렬이 보였다. 천제단 일출만큼이나 문수봉 일출도 멋지다고 들었는데 문수봉 일출을 보기위해 걸어오는 사람들이였다.


문수봉을 지나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에 산행중 첫 사람을 만나고 반갑게 "안녕하세요"라고, 평소에는 낯선 사람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지만 어두운 밤에 좁은 산길에서 인사없이 지나치는건 너무 정이 없다는 생각에 인사를 했다.


 


드디어 저 200m만 가면 태백산 정상 천제단이다.


 


 


 


06 : 52 천제단


천제단에 도착해보니 반대편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천제단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일출을 보겠다고 자리를 잡고 서있는 사람들,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모두들 덜덜 떨면서 서있었다. 아직 일출을 보려면 40분가량 남아 있었다. 강풍으로 인해 온도계는 영하 18도를 가르키고 있었고, 체감온도는 영하 40도에 가깝다고 한 아저씨가 말했다. 일단 천제단 안에들어가서 몇번의 절을 하면서 2010년 모든일이 잘되길 빌었다. 일출을 기다리는 40분은 코가얼고, 입이얼어 견디기 힘들었지만 조금씩 밝아오는 동쪽을 바라보며 2009년을 반성하고 새해를 다짐하는 긴 시간이였다.


사진을 많이 찍고 싶었는데 휴대폰이 얼어 계속 꺼져버렸다. 사진을 찍을때는 체온으로 녹여서 한번씩 찍을수 밖에 없어서 참 아쉬웠다.


 


07 :33 일출


해가 떠올랐다.


꽁꽁 얼어버렸던 내 얼굴과 내마음까지 녹여주는 따뜻하고 맑은


일출이였다.


 


#사진4#


 


08: 46 유일사 입구


당골광장과 반대편의 유일사 입구에 도착했다.


태백산 산행은 이것으로 끝이 난것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컵라면에 물을 붓고 김밥을 꺼내는 순간!


어이가 없다.


김밥이 얼어버렸다. 꽁꽁 얼은 김밥을 먹어본적 있는가?


 참 새로운 맛이다.


 하지만 어머니의 정성스런 손길은 여전히 느낄수 있는 그런 김밥


 #사진5#


#사진6#


유일사 입구에서 함백산 입구인 만항재 까지 걸어가는 길


힘은 들지만 그동안 나를 답답하게 하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버릴수 있었다.


모두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복잡한 내 머리를 가볍게 만들어준 길.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바람소리를 한껏 느낄수 있었다.


 


#사진7#


11 : 26 만항재


해발 1330m의 만항재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함백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기력이 하나도 없을만큼 너무나 힘들었다. 구름한점 없는 파란하늘이 나를 계속 걷도록 응원해 주고있었다.


 


13 : 46 함백산 정상


3km남짓한 등산로를 걸으며 20번도 넘게 쉬었던것 같다. 밤새 태백산 등산을 하고 바로 함백산에 오르겠다는 계획이 무리였나 싶은 후회를 하기도 할 정도로 힘들었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허벅지에는 쥐가내려 한참동안이나 앉아서 쉬기도 했다. 어쨋든 그렇게 함백산 정상에도 올랐다. 구름하나 없이 너무나 맑았다. 함백산은 처음이라 그 기쁨도 더했고, 저 멀리 보이는 능선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남한에서 6번째로 높은 산을 올랐다는게 참 자랑스럽기도 했고, 태백산과 다르게 주위의 산들보다 훨씬 높아서 멀리까지 보이는것도 너무나 좋았다. 무엇보다도 정말 바다같이 파란 하늘이 기억에 남는다.


#사진8#


 


17 : 05 집앞


다시 돌아왔다.


함백산에서 내려와 10km가량을 다시 걸어왔다.


오투 리조트 덕분에 도로가 생겨서 그나마 가까워진 도로였지만


2시간이 넘도록 내리막을 걷는다는 것은 큰 고통이였다.


참 우스웠다. 오르막을 오를때는 내리막을 그토록 바랬는데


내리막에선 "차라리 오르막이 좋았다"라는 생각을 하는게


사람은 자기앞에 있을때는 그걸 모르고 새로운걸 찾으려 한다는게


참 간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9#


집이 한걸음 한걸음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벅차올랐다.


총 40km의 대장정이였다. 조금 무리한 산행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운겨울에 아름다운 일출과 맑은 하늘을 만끽했고, 복잡한내 생각을 충분히 정리할수 있었던 산행이였던 만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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