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피자(pizza)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 만든 도우 위에 치즈와 소스, 그 밖의 다양한 토핑을 올려 화덕이나 오븐에 구운 이탈리아 요리이다.
외국어 표기 | pizza(이탈리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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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지역 | 유럽 > 이탈리아 > 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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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기원 | 이탈리아 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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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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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 피자 도우(밀가루, 물, 이스트, 소금, 올리브 오일), 치즈, 토마토, 그 밖의 다양한 토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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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음식 | 포카치아, 플랫 브레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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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자의 정의
다양한 피자넓적한 밀가루 반죽 위에 치즈와 소스, 그 밖의 다양한 토핑을 올려 화덕이나 오븐에 구운 이탈리아 요리이다.
피자는 넓적한 밀가루 반죽 위에 치즈와 소스, 토핑을 올려 구운 요리이다. 피자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로 역사가 수천 년에 이른다. 그러나 오늘날 피자의 형태와 같은 도우(dough, 밀가루 반죽), 토마토, 치즈를 기본으로 하는 레시피가 탄생한 것은 19세기 말에 이르러서다. 이후 이탈리아 남부 출신의 이민자들에 의해 미국에도 전해졌으며, 수없이 많은 레시피의 변형이 시도되어 왔다. 오늘날 피자는 이탈리아 요리가 아니라 세계인의 요리라고 할 만큼 거의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이 먹고 있다.
2. 피자의 어원
피자(pizza)는 이탈리아 남부 지방의 언어로, 고대 로마인들이 사용하던 “파이(pie)”라는 의미의 ‘피체아(picea)’에서 파생된 말이다. 피체아는 로마인들이 먹던 ‘플라첸타(placenta)’라고 불리던 빵의 까맣게 그을린 아랫부분 혹은 그 빵 자체를 일컫는 말이었다. 이 ‘picea’가 ‘piza’를 거쳐 오늘날의 ‘pizza’로 굳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피자(pizza)라는 발음으로 정착하기까지 비잔틴 제국(Byzantine Empire)의 플랫 브레드 피타(pitta)가 영향을 주었다는 설도 있다. 6세기경 비잔틴 제국이 이탈리아 남부 지방을 통치할 무렵 피타가 소개되었다는 것이다.
3. 피자의 기원과 역사
피자는 수천 년 동안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피자의 원형으로 간주되는 포카치아(focaccia)가 탄생하기까지는 과거 이 지역에 거주했던 신석기 시대의 유목민들, 이탈리아 북부를 점령했던 에트루리아(Etruria)인들, 남부를 다스렸던 그리스인들의 음식 문화가 두루두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석기 시대 수렵 생활을 하던 유목민들은 보리 등 야생에서 자라는 곡식들을 모아 물에 불려 끓이고 으깬 후 페이스트(paste, 식품을 갈거나 체에 으깨어 부드러운 상태로 만든 것) 상태로 만들었고, 이를 모닥불을 피워 뜨겁게 달군 돌 위에서 익혀 먹었다.
기원전 10세기경 이탈리아 북부 지방으로 들어와 정착한 에트루리아인들은 플랫 브레드(flat bread)를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곡식을 빻아 반죽을 만들고 이를 돌 위에서 굽는 것은 이전과 유사했으나, 이 돌을 불을 피운 재(ashes) 속에 넣어 스모키(smoky)한 풍미가 배도록 했고, 올리브 오일과 허브를 곁들여 세련된 음식으로 발전시켰다. 이들에게 플랫 브레드는 식기가 발달하기 전 음식을 담아 먹는 접시(plate)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원전 730~130년 약 600년 동안 이탈리아 남부를 다스렸던 그리스인들은 곡물을 빻아 만든 반죽을 먼저 구운 다음 여기에 토핑을 얹는 방법과 달리, 반죽에 미리 토핑을 올린 후 오븐에서 함께 구웠다. 이들이 먹던 플라쿤토스(plakuntos)는 둥글고 납작한 모양으로 올리브 오일, 마늘, 양파, 허브 등 토핑을 심플하게 올려 만든 것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오븐을 최초로 도입하였고, 반죽을 치대는 법을 개발하였으며, 이스트와 같은 팽창제(leavening agents)를 이용해 반죽을 부풀리는 기술을 향상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그리스인들은 오늘날의 피자처럼 둥글게 빚은 가장자리를 살짝 집어 올려 마치 접시 같은 기능을 하게 해서 그 안의 토핑이 흘러내리지 않고 손으로도 잡고 먹기 쉽게 했다.
로마인들은 에트루리아인들과 그리스인들의 플랫 브레드 만드는 기술을 접목하여 오늘날과 유사한 피자를 만들어 냈다. 에트루리아인들로부터는 아래로부터 뜨거운 열을 가해 반죽을 굽는 방법을, 그리스인들로부터는 반죽을 굽기 전 미리 토핑을 올리는 조리법을 이어받아 오늘날 피자와 비슷한 요리를 만들어낸 것이다.
피자는 특히 캄파니아(Campania) 주 나폴리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나폴리인들은 오늘날 피자 하면 떠오르는 토마토 토핑을 최초로 고안해냈다. 토마토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함께 이탈리아에 소개되었지만 요리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약 20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18세기 중반 크고 단맛이 깊은 토마토 종이 나폴리에서 재배되면서 토마토가 피자의 토핑으로 올라가고 그 밖의 요리에도 쓰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를 중심으로 피자가 발전한 배경에는 당시 이 지역을 통치했던 부르봉 왕조(House of Bourbon)의 페르디난도 1세(Ferdinando I)와 마리아 카롤리나(Carolina) 왕비의 역할이 컸다. 왕비는 마리 앙투와네트(Marie Antoinette)와 자매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입맛이 소박했다. 왕은 서민들의 요리인 피자를 빈번히 먹던 왕비의 입맛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왕비에게 어울리는 보다 세련된 피자의 레시피를 개발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피자에 대한 왕과 왕비의 사랑은 커져 갔고, 궁궐에 피자 오븐을 들여놓게 되었다. 그 후 왕과 왕비가 피자를 좋아하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귀족이나 일반 백성들 사이에서도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집에 피자 오븐을 들여놓는 귀족들이 생겨났다.
피자에 토마토와 더불어 모차렐라 치즈가 토핑으로 올라가면서 한층 맛이 좋아지게 되었다. 이를 처음 개발한 사람은 나폴리의 유명 피자 셰프 라파엘레 에스포지토(Raffaele Esposito)이다. 그는 1889년 사보이의 마르게리타(Margherita) 왕비와 움베르토(Umberto) 왕에게 바치는 특별한 피자를 만들었다. 에스포지토는 그동안 전통적으로 피자 토핑으로 사용되어 오던 토마토와 바질에 모차렐라 치즈를 추가하였다. 이 피자가 바로 그 유명한 마르게리타(pizza margherita)이다. 토마토, 바질, 모차렐라 치즈는 이탈리아 국기의 삼색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통일이 이뤄질 분위기가 고조될 당시, 피자의 이런 애국적 면모는 마르게리타 왕비의 맘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일부에서는 에스포지토 이전에도 피자 토핑으로 모차렐라 치즈가 쓰였다는 의견도 있으나, 피자 도우(dough),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의 조합을 이끌어낸 사람은 라파엘레 에스포지토가 유일하다.
피자는 반죽을 치대고 빚는 기술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제대로 굽기 위해서는 나무를 때는 오븐이 필요하므로 집에서 만들기보다는 주로 사 먹는 요리였다. 따라서 19세기 나폴리의 거리에서는 피자를 파는 노점상이 흔했다고 한다. 피체리아(pizzeria)라고 불리는 화덕을 갖춘 최초의 피자 전문점은 1830년 나폴리에 문을 연 '포르트 알바(Port’ Alba)'이며 지금(2014년)까지도 성업 중이다. 피체리아로 인해 피자를 빠른 시간 안에 구울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저렴한 가격에 피자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빠르고 저렴한 피체리아의 콘셉트는 피자의 세계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마르게리타 피자토핑으로 토마토, 바질, 모차렐라 치즈를 얹어 이탈리아 국기의 삼색을 상징하기도 한다.
4. 피자의 종류
이탈리아에서는 지역에 따라 수많은 피자 레시피가 개발되어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나폴리와 로마의 피자이다.
나폴리 피자인 피자 알라 나폴레타나(pizza alla napoletana)는 가장 기본이 되는 이탈리아 피자로, 2010년 EU에 의해 전통 특선 요리(traditional specialty guaranteed)로 인정받았다. 피자의 가장자리 테두리가 살짝 부푼 모양은 공처럼 생긴 피자 반죽을 안에서 밖으로 밀 때 공기가 차면서 생긴 것이다. 전통적인 레시피를 살펴보면, 반죽은 밀가루, 효모, 소금만으로 빚고, 지방 성분은 넣지 않으며, 반드시 나무를 때는 화덕에서 구워야 한다. 토핑에 따라 피자 마르게리타(pizza margherita)와 피자 마리나라(pizza marinara) 두 가지가 있다. 피자 마르게리타는 토마토, 모차렐라 디 부팔라(버팔로 젖으로 만든 모차렐라 치즈), 바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여 만든다. 피자 마리나라는 토마토, 마늘, 오레가노(허브의 일종),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토핑으로 올려 만든다.
이에 비해 로마의 피자인 피자 알라 로마냐(pizza alla romagna)는 도우(dough)가 매우 얇고 바삭바삭한 것이 특징이다. 길이가 긴 사각형 모양이고 올리브 오일이나 소금만을 간단하게 올려 만든다. 피자 비앙코(pizza bianco)라고도 불리며, 사이즈로 판매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이탈리아의 빵 가게나 식료품점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크기만큼 무게를 달아 판매하기도 한다.
피자의 모양과 종류는 다양하다. 특유의 둥글거나 네모난 형태 이외에 턴오버(turnover)처럼 반죽을 반으로 접어 토핑을 감싸 구운 칼조네(calzone), 또 이를 튀긴 판제로티(panzerotti)가 있고, 반죽을 아래위 두 겹으로 만들어 그 안에 토핑을 채운 플랫 피자(flat pizza), 반죽에 토핑을 올리고 돌돌 만 형태의 보나타(bonata, 미국에서는 스트롬볼리로 알려져 있음) 등이 있다.
5. 피자의 세계화
이탈리아 요리의 상징인 피자는 전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 중 하나이다. 특히 미국에는 이탈리아만큼이나 피자를 먹는 사람의 수가 많다. 피자가 미국에 소개된 것은 19세기 말 미국으로 이민 온 이탈리아 남부 사람들에 의해서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빵 가게나 식료품점 등을 운영하며 피자를 구워 팔았다. 미국 최초의 피자 전문점은 1905년 뉴욕의 맨해튼 스프링 가(Spring Street)에서 문을 연 룸바르디(Gennaro Lombardi)이다. 초기의 주 고객은 피자로 향수를 달래고픈 이탈리아 이민자들이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 이탈리아 전선에서 싸우다 미국으로 돌아온 전역 병사들이 이탈리아 현지에서 맛본 피자를 찾으면서 새로운 고객층을 형성하였다.
뉴욕 스타일 피자미국의 피자는 이탈리아 피자보다 크고, 특히 뉴욕 스타일의 피자는 치즈가 듬뿍 올라간다.
미국에 전해진 여느 이탈리아 요리처럼 피자도 미국에서 큰 변화를 겪었다. 음식의 양을 중요시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에 맞게 크기가 커지고, 육류와 치즈를 중심으로 토핑이 풍성해졌다. 미국 각 지역별로 다양한 레시피가 생겨났다. 가장 유명한 뉴욕 피자는 도우에 치즈가 듬뿍 올라가며, 가장자리의 테두리가 살짝 올라간 형태이다. 캘리포니아 피자는 두께가 얇으며 도우에 고트(goat) 치즈, 탄두리 치킨, 파인애플, 베이컨 등 이탈리아 피자와는 다른 토핑이 올라간다. 시카고 피자는 두께가 매우 두툼하며 속이 꽉 찬 스터프트 피자(stuffed pizza)의 형태이다. 그리고 뉴헤븐(Newheaven) 스타일은 뉴욕 스타일과 비슷하지만 토핑으로 조갯살을 올린다.
당시 미국에서는 다른 외식업에 비해 피자 전문점의 창업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이민자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이민자들도 피자 가게를 열었고, 그 결과 인도, 아랍, 그리스, 남미 등 이국적인 음식 문화와 접목된 피자들이 탄생하였다. 이런 미국의 피자 인기는 도쿄, 상하이, 모스크바, 서울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담백한 반죽에 자유로운 토핑 선택이 가능한 피자는 세계화된 이탈리아의 여느 요리보다도 본래 원형으로부터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 뒤로 피자 체인점이 본격적으로 생겨났고, 피자는 외식 사업에서 성공적인 메뉴로 정착하였다. 당시생겨 난 유명 피자 체인점으로는 1954년 셰키스(Shakey’s), 1958년 피자헛(Pizza Hut), 1959년 리틀 시저스(Little Caesar’s), 1960년 도미노 피자(Domino’s Pizza) 등이 있다. 또한 1982년에는 캘리포니아의 유명 셰프 볼프강 퍽(Wolfgang Puck)이 ‘디자이너스 피자(designer’s pizza)’라는 얇디얇은 반죽의 세련된 피자를 만들면서 기존의 저렴한 음식에서 벗어나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6. 피자 만드는 방법
피자는 만드는 방법이 매우 단순하다. 밀가루, 천연 효모, 소금, 물, 올리브 오일로 반죽을 만들어서 치대고, 주먹으로 납작하게 쳐서 손으로 모양을 잡는다.
밀가루는 글루텐 함량이 높은 강력분이 좋으며, 토핑은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지만 소시지, 치즈, 피망, 버섯, 미트볼 등이 많이 사용된다. 피자 도우에 원하는 토핑을 올린 후 화덕이나 오븐에 넣어 굽는데, 온도는 약 370℃가 적당하다. 모양이 유지되도록 둥근 팬에 올려 굽거나 화덕 바닥에 직접 굽는다. 이때 패들(paddle)이라 불리는 긴 나무주걱을 사용해 피자를 화덕에 넣거나 꺼낸다. 피자가 다 구워지면 작은 톱니바퀴처럼 생긴 피자 필(pizza peel)을 이용해 원하는 크기로 자른다.